지난해 한 변호사 시험 응시생이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시험장에서 수험번호를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11회 변호사시험이 지난 15일 마무리 되면서 대형로펌들이 신입 변호사를 맞이할 준비에 나섰다. 대형로펌들은 로펌별 특징을 살린 참신한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형로펌들은 오는 3월 신입 변호사를 채용할 계획이다. 현행 변호사법상 변호사 시험 합격자는 로펌 등 법률사무종사기관에서 6개월 이상 일하거나 사비를 들여 대한변호사협회(변협)에서 주관하는 연수 프로그램을 마쳐야 한다.

법무법인 화우는 신입 변호사들을 상대로 어학 교육을 진행한다.

국제 소송이 증가하는 추세를 반영해 국제 사건 등을 다루면서 필요한 법률 영어들을 익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교육에서는 미국 법률 용어 해설과 법률 강의, 영문 이메일 작성 등을 배운다.

법무법인 율촌도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맞춤형 어학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특히 일과 시간 중에도 사내에서 1대 1로 전문강사를 통해 어학 수업을 할 수 있도록 맞춤형 어학 프로그램을 설계해 지원한다.

디지털 포렌식 사례 연구 등 실무 내용에 대한 심화 교육을 진행하는 로펌도 있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신입 변호사에게 포렌식 수사 과정과 수사 방법 적용 사례 등에 대한 교육을 진행한다.

태평양 관계자는 “특허 기술이나 영업 비밀을 두고 기업 간 분쟁이 늘어나면서 디지털 포렌식에 대한 중요성이 커졌다”면서 “외부에서 디지털 포렌식 전문가를 경력으로 충원하는 경우도 있지만, 내부에서부터 인재를 육성하려 한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활동이 급증하면서 ‘온라인 활동’ 자체에 대응하는 교육을 진행하는 곳도 있다.

김앤장법률사무소는 비대면 회의와 웨비나 등 웹 콘퍼런스가 증가하면서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사전 준비사항, 상황별 대처 방법 등을 교육할 예정이다. 프로그램 또한 코로나 여파로 인해 실시간 화상 교육으로 대체될 것으로 보고 있다.

법무법인 광장은 비대면 회의가 늘어나면서 온라인 활동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 상황을 시뮬레이션하는 실전 교육을 진행한다. 또 온라인 활동에서 시각 자료가 중요해지면서 웨비나, 화상 고객회의 자료 준비에 활용할 파워포인트, 워드 프로세스, 한글 등 프로그램 사용 교육을 운영한다.

법무법인 세종은 세종대왕의 인재 철학을 따르겠다는 취지의 ‘집현전 프로그램’으로 신입 변호사를 교육하고 있다. 신입 변호사들은 입사 첫 달 해당 분야 전문 변호사들로부터 법률 실무 분야에 대한 교육을 받고 변호사 윤리 및 비밀 유지 의무, 공익 활동 가이드라인 등을 숙지하게 된다.

법무법인 지평은 신입 변호사들이 ‘셀프 소개’ 영상을 찍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신입 변호사가 스스로 찍은 영상을 회사에 공유하면서 지평 구성원들에게 자신을 알리는 것이다.

법무법인 바른은 신입 변호사 교육 프로그램 중 ‘인성 교육’에 중점을 뒀다. 새내기 변호사를 위한 선배 법조인들의 멘토링이 진행된다.

이처럼 대형 로펌들이 신입 교육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잦은 이직’도 있다.

한 대형 로펌 관계자는 “특히 젊은 변호사들의 로펌 간 이직과 전직이 활발해지면서 다른 로펌에 인재를 뺏기지 않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각 로펌별로 인재상이 다른 만큼 교육에도 차별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