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에 있는 대법원 전경.

점주와 개별적인 동업 계약을 맺은 미용사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므로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9일 법원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미용실 점주 A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지난 2019년 자신의 미용실에서 일한 B씨에게 퇴직금을 주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2005년부터 2018년까지 A씨의 미용실에서 미용사로 일했다. 이후 일을 그만둔 B씨는 A씨에게 퇴직금 4800여만원을 지급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받지 못했다.

법원은 B씨와 같이 점주와 동업 계약을 맺은 미용사는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아 퇴직금을 받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1심은 A씨가 B씨를 근로자로 고용하지 않은 것으로 봤다. 재판부는 "B씨를 비롯한 미용사들은 자신의 소득을 높이기 위해 A씨와 동업 약정을 체결했다"며 "A씨가 제공하는 상호와 시설을 이용해 각자의 사업을 영위한 내부적 사업자들로 봄이 상당하다"며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또 재판부는 함께 미용실을 운영하며 A씨가 매출액을 일정 비율에 따라 나눠줬고, 업무 내용을 정한 취업규칙이나 복무 규정이 없다고 봤다. 매출액을 분배할 땐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공제한 점도 판단 근거가 됐다.

2심도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구체적인 업무수행 과정에서 A씨가 지휘·감독을 했다고 볼 만한 정황이 없다"면서 "A씨가 결근, 지각, 조퇴 등을 제재했다고 볼 자료가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대법은 "원심판결이 근로자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검사 측 상고를 기각했다.

다만 대법원 관계자는 "미용실의 규모나 프랜차이즈 여부, 구체적인 계약의 내용과 실제로 어떻게 노무를 제공했는지 등이 모두 다른 탓에 사안마다 개별적 판단이 필요하다"면서 "근로자성이 부정된 사건이지만, 이를 일반화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