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억원대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1회공판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대식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의 첫 공판기일이 12일 열렸다. 조 의장 측은 배임 혐의 및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과의 공모혐의 등 모든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유영근 부장판사)는 이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과 조 의장 등에 대한 공판을 진행했다. 별도 기소된 최 회장과 조 의장 사건은 최근 병합된 이후 이날 첫 공판이 열렸다.

조 의장은 SKC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던 2015년에 SKC가 자본잠식 상태였던 SK텔레시스에 700억원의 유상증자를 하도록 해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SK 재무팀장을 맡고 있던 2012년에도 SK텔레시스에 SKC가 199억원 상당을 투자하게 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조 의장과 최 회장이 범행을 공모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날 "최 회장과 공모해 SKC가 SK텔레시스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도록 결의해 재산상 손해를 가했다"며 "배임을 우려해 유상증자 참여에 부정적이던 이사회에 진실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거나 정보를 잘못 제공하는 등 의사결정을 왜곡하고 마치 정상적으로 SK텔레시스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것처럼 이사회 결의 형식을 갖춰 결과적으로 SKC에 손해를 끼쳤다"고 했다.

이에 조 의장 측 변호인은 "이 사건은 모회사가 자회사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으로 자회사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상태에서 부도를 보고만 있을 순 없었다"며 "모회사가 자회사가 어려울 때 지원해준 것은 합리적인 경영판단"이라고 했다. 이어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이 회사에 손해를 입혀 배임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부도가 나도록 방치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최 회장의 보석 문제도 다뤄졌다. 최 회장은 20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최 회장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70세의 고령으로 당뇨 등 질환이 있고, (구속 이후) 체중이 10㎏ 이상 감소하는 등 건강이 악화했다"며 "피고인이 증거를 인멸할 우려는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업집단의 총수 일가라는 이유로 아무런 근거 없이 (증인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며 "주요 임직원 증인 신문은 이미 이뤄졌고, 나머지 증인도 가까운 시일 내에 신문할 예정인 만큼 그들에게 부당한 지시를 할 우려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검찰은 "10년 넘는 징역형에 해당하는 혐의로 기소돼 보석이 불가능하다"며 "(보석을 허가하면) 자칫 재벌 일가에 예외를 허용한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했다.

또 "최신원 피고인이 증인을 회유한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구속 기간 만료를 앞두고 보석을 허용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