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의 한 서점 외벽에 그려진 대권 주자 윤석열 예비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30일 오전 한 건물 관계자가 벽화의 글자를 흰색 페인트로 칠해 모두 지웠다. /연합뉴스

한국여성변호사회(여성변회)는 최근 대권 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인 김건희씨를 비방하는 이른바 ‘쥴리 벽화’에 대해 “여성을 향한 폭력이자 인권침해”라고 주장했다.

30일 여성변회는 “여성에 대한 혐오와 조롱은 폭력과 인권침해일 뿐 표현의 자유가 아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여성변회는 “최근 유력 대선 예비후보의 부인을 조롱하는 내용의 벽화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벽화를 제작한 당사자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며, 논란이 계속되자 벽화의 문구만 삭제한 채 전시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이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넘은 개인의 인격권에 대한 공격이자 침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면서 “여성에 대한 혐오와 공격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표현은 정치적 의사 표현의 자유 범주를 넘는 것으로 표현의 자유로 보호될 사안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오히려 여성을 향한 명백한 폭력이자 인권침해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성변회는 “이번에 논란이 된 벽화는 여성 혐오에 기반하고 있다는 데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이론(異論)이 없을 정도”라면서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혐오가 아니라 화합과 존중”이라고 덧붙였다.

여성변회가 성명을 낸 것은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중고서점 외벽에 ‘쥴리의 남자들’이라는 문구와 함께 한 여성을 그린 벽화가 그려져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벽화에는 ‘쥴리의 남자들’,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이란 문구와 함께 김씨의 얼굴을 묘사한 듯한 그림이 그려졌다.

한 유튜버가 윤 전 총장 부인인 김씨가 과거 강남 유흥업소에서 일하면서 ‘쥴리’라는 예명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는데 이를 형상화한 것이다. 김씨는 스스로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벽화를 두고 인격 침해 논란이 거세지자, 서점 주인은 이날 오전 그림에서 논란이 될 만한 문구를 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