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에 있는 대법원 전경.

경쟁사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재료 일부를 빼돌린 중소기업 직원의 행위가 업무상배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제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경쟁사에 디스플레이용 OLED 재료와 파일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사 연구소 책임연구원 권모씨에 대해 업무상배임 혐의를 무죄로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돌려보냈다.

권씨는 디스플레이용 OLED 재료를 개발·생산하는 A사 연구소의 책임연구원이었다. 이 회사는 삼성디스플레이 협력사다. 2012년부터 2018년까지 A사에서 근무한 권씨는 중국의 OLED 업체에서 근무하는 이모씨로부터 중국 OLED 디스플레이의 성능 평가를 해주는 대가로 600만원과 향응을 제공받았다.

이후 한걸음 더 나아가 권씨는 A사의 OELD 관련 재료와 파일을 이모씨에게 보내기도 했다. 권씨의 이직은 무산됐지만, 앞서 1심과 2심 재판부는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을 이유로 권씨에게 집행유예형과 벌금 등을 선고했다.

다만 검찰이 함께 기소한 업무상배임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권씨가 유출한 파일이 A사가 보유한 산업기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업무상배임이 무죄라고 본 것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정반대 결론을 냈다. 대법원은 "산업기술보호법에서 정한 산업기술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업무상배임죄의 객체인 영업비밀 내지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는 해당될 수 있다"며 "원심은 유출된 파일이 영업비밀 내지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해 아무런 심리도 하지 않고 무죄로 판단했기 때문에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