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변호사단체인 대한변호사협회(변협)가 로톡이나 네이버 엑스퍼트 같은 법률플랫폼을 이용하는 변호사를 징계할 수 있도록 내부 규정을 개정했다.
문제는 변협이 개정한 규정에 따르면 법률플랫폼뿐 아니라 네이버나 구글에 키워드 광고를 하는 변호사까지 징계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변협은 키워드 광고는 징계 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했지만, 규정상 언제든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변협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 등을 개정했다. 규정 개정안은 로톡이나 네이버 엑스퍼트 같은 법률플랫폼에서 유료로 광고를 하는 변호사들을 징계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변협 관계자는 "로톡 같은 법률플랫폼이 과도한 광고경쟁과 저가 수임으로 이어져 법률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린다고 봤다"며 3개월 정도의 계도기간을 거친 뒤 법률플랫폼 이용 변호사를 징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변협의 광고 규정 개정안이 법률플랫폼뿐 아니라 네이버나 구글의 키워드 광고까지 제재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에 개정된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 제5조 제2항은 '변호사등은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하는 자(개인·단체를 불문한다)에게 광고·홍보·소개를 의뢰하면 아니되며, 기타 사업에 협조하여서는 아니된다'고 밝히고 있다.
이 규정이 금지하는 행위는 로톡이나 네이버 엑스퍼트 같은 법률플랫폼을 의미한다. 바꿔말하면 '변호사업무광고규정' 제5조 제2항은 네이버 엑스퍼트를 운영하는 네이버에게 광고나 소개를 의뢰하는 행위까지 금지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네이버 엑스퍼트는 별도 법인이 아니라 네이버의 사업부문인 만큼 개정된 규정을 적용하면 네이버에 키워드 광고를 의뢰하는 행위까지 금지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구글 역시 법률상담이나 사건수임 같은 키워드로 유료 광고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구글에 키워드 광고를 의뢰하는 것도 금지될 수 있다. 구글의 사업부문인 유튜브에 변호사가 홍보 동영상을 올리는 행위도 금지 대상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로톡이나 네이버 엑스퍼트를 이용하는 변호사는 소수인 반면, 키워드 광고는 많은 변호사와 법무법인이 이용하고 있다. 일부 법무법인은 매출의 절반을 키워드 광고에 재투자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변호사들이 매년 네이버 키워드 광고에 투입하는 돈만 수백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대안도 없이 변호사들의 광고 행위를 막으면 작은 법률사무소나 개업 변호사들은 어떻게 사건을 수임하라는 것인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변협은 네이버나 구글 키워드 광고는 이번 제재 대상이 아니라고 해명하고 있다. 변협 관계자는 "키워드 광고에 대해서도 직접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제재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며 "규정과 상관없이 네이버 키워드 광고를 하는 변호사는 제재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규정상 네이버나 구글 키워드 광고를 이용하는 변호사도 언제든 징계 대상에 포함될 수 있기 때문에 논란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선 변협이 실효성 없는 규정 개정을 통해 변호사들에게 법률플랫폼에서 탈퇴하라는 엄포를 놓은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변협의 이번 규정 개정에 대해 법률플랫폼과 일부 변호사들은 헌법소원 등을 통해 규정 개정을 무력화할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관계자는 "변호사의 법률플랫폼 이용을 놓고 여러차례 법적 분쟁이 있었지만 지금껏 한 번도 문제가 된 경우가 없다"며 "이번 규정 개정도 변호사법 등 상위법을 무시한 것이 명백하기 때문에 헌법소원을 거치면 무효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