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대엽 대법관 후보자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연합뉴스

천대엽 대법관 후보자가 28일 최근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이른바 '재산비례벌금제' 도입과 관련해 "오히려 불평등이 심화할 수 있다"고 했다.

천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가장 전제가 되는 부분은 개개인의 재산이나 소득을 어떻게 파악할 것인지"라며 "이러한 전제조건이 충족되지 않고서는 오히려 불평등이 심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각 개인의 재산이나 소득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지는 것이 먼저"라고 했다.

천 후보자는 "벌금형에서 배분적 정의를 실현하는 방향성은 공감한다"면서도 "역차별당하는 경우가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고 했다.

재산비례벌금제는 피고인의 경제력에 따라 벌금 액수에 차이를 두는 제도다. 같은 범죄를 저질렀더라도 재산이 많으면 재산이 적은 사람보다 더 많은 벌금을 내게 하는 취지다. 핀란드 등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소득을 기준으로 벌금액을 차등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이 소득수준과 재산규모에 따라 벌금을 차등 부과하는 '일수벌금제' 도입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최근에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재산비례벌금제' 도입을 주장했다가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과 제도의 용어 및 기준을 놓고 장외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천 후보자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작년 임성근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사표 수리를 거부했던 것에 대해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이 "통상적인 사안은 아니지 않는가"라고 묻자 "예외적인 사정은 맞는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여러가지 다른 사정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말씀밖에 드릴 수 없다"고 덧붙였다.

천 후보자는 당시 상황과 관련한 김 대법원장의 '거짓 해명' 논란에 대해선 "김 대법원장이 이미 사과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사과가 충분한지, 그런 조치가 필요한지 아닌지 하는 것은 퇴임 후에 어떤 평가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김 대법원장은 지난해 5월22일 임 전 부장판사와 면담을 가졌는데, 당시 탄핵을 이유로 사표를 반려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김 대법원장은 그러한 발언이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임 전 부장판사 측이 당시 대화가 기록된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결국 김 대법원장이 사과했다.

한편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여야 합의로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