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그룹 H.O.T. 출신 가수 장우혁(47)씨에게 폭언 및 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소속사 전 직원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장씨 측은 "반대로 직원이 나를 폭행했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9단독 김민정 판사는 지난달 29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A씨는 2022년 6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장씨에게 두 차례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글을 올렸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2014년 초 해외 출장지에서 장씨와 함께 택시를 탔다가 장씨에게 가죽 장갑을 낀 손으로 뒤통수를 주먹으로 가격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A씨는 장씨가 2020년 방송국에서 공연을 앞두고 마이크를 채워주던 A씨의 손을 치며 "아이씨"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장씨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A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검찰은 A씨 주장들 중 2014년 사건은 사실일 가능성이 있다고 봤으나, 2020년 사건은 허위라고 보고 A씨를 기소했다.
이날 재판부는 A씨의 진술에 대해 "구체적이고 상황과도 자연스럽게 부합한다"며 "A씨가 허위사실을 적시한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만큼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검찰이 허위라 판단한 2020년 사건은 허위사실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장씨 측은 2020년 사건 당시 폭행을 당한 건 A씨가 아니라 장씨라 주장했다. 장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공연을 앞두고 허리에 찬 마이크 선을 정리해달라고 A씨에게 도움을 요청했더니 A씨가 다가와 '빡' 소리가 날 만큼 세게 손을 때렸다"며 "이날 폭행으로 무대 공포증과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 시달리고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재판부는 장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회사 대표와 직원의 관계 등을 종합해 보면 A씨가 아무런 이유 없이 장씨를 폭행했다고 보긴 어렵다"며 "오히려 우월한 지위에 있던 장씨가 감정이 격해져 A씨를 때렸다는 게 자연스럽다"고 했다. 또 재판부는 장씨가 폭행으로 인한 통증이나 부상 등을 호소한 기록이 없었던 점, A씨에 대한 징계나 경고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장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봤다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