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피가 폭발적인 상승을 이어가는 가운데 국내 상장사 10곳 중 8곳꼴로 증권사 목표 주가가 상향 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가 예상보다 빠르게 오르면서 증권사들이 뒤늦게 목표가를 올려 잡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목표 주가가 기업 가치보다 주가 흐름을 뒤늦게 반영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일러스트=챗GPT 달리3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18일 기준 증권사 3곳 이상이 목표 주가를 제시한 267개 종목 가운데 지난해 말 대비 목표 주가가 상향 조정된 종목은 206개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종목의 77%에 달한다. 반면 목표 주가가 하향 조정된 종목은 61개(23%)에 그쳤다. 반도체 랠리에 힘입어 코스피가 올해 들어 115% 급등하자 목표 주가 상향도 그만큼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목표 주가가 가장 큰 폭으로 상향 조정된 종목은 대우건설(047040)이었다. 대우건설의 평균 목표 주가는 지난해 말 4400원에서 이달 3만4000원으로 673% 상향 조정됐다. 중동 재건 수요 기대와 체코 원전 수주 모멘텀이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체코 두코바니 원전 수주로 대우건설은 첫 해외 원전 레퍼런스를 확보했다"며 "향후 체코 테믈린 추가 원전, 베트남 닌투언 원전 등 후속 파이프라인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 목표 주가가 많이 오른 종목은 삼성전기(009150)다. 삼성전기의 목표 주가는 올해 들어 30만1571원에서 184만8600원으로 513% 상향 조정됐다. 인공지능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가격 상승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실적 전망치 상향이 목표 주가 조정의 근거로 제시되고 있지만, 실제 주가 상승 속도가 이를 앞지르면서 증권사들이 뒤늦게 목표가를 높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일부 종목은 짧은 기간 동안 목표가가 연이어 큰 폭으로 조정됐다.

메리츠증권은 지난달 1일 삼성전기 목표 주가를 기존 70만원에서 102만원으로 올렸다. 당시 목표가 상향 직전 거래일 종가는 83만2000원으로 이미 기존 목표가를 크게 웃돌고 있었다. 같은 달 20일에는 160만원으로 재차 목표가를 수정하기도 했다. 당시에도 이미 7일 전 종가(102만9000원)가 목표가(102만원)를 넘어선 상태였다.

이후 같은 달 27일에도 목표가를 190만원으로 올렸고, 이달 4일에도 210만원으로 추가 상향 조정했다. 한 달여 만에 목표 주가는 두 배 이상 올랐다.

대신증권도 지난 4월 27일 SK스퀘어(402340) 목표가를 76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올린 뒤, 한 달 만인 5월 24일 15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달 18일에는 다시 187만원까지 높였다. 같은 기간 SK스퀘어 주가는 4월 27일 종가 기준 78만9000원에서 지난 18일 종가 기준 170만원으로 116% 급등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국내 증시가 단기간에 가파르게 오르면서 목표 주가 역시 빠르게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현 주가가 단기 고점일 경우 개인 투자자들이 증권사 리포트를 보고 뒤늦게 매수했다가 큰 손실을 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