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이 올해 코스피 목표치를 기존 8800에서 1만1500으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기업 실적 전망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데다 주주 환원 확대에 따른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평가) 정상화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현재 상승 국면의 변곡점은 올해 8월 말~9월 초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1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등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뉴스1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7일 보고서를 통해 "2026년 코스피 목표치를 기존 8800포인트에서 1만1500포인트로 상향 조정한다"며 "실적에 근거한 밸류에이션 정상화만으로도 지수 레벨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반도체 업종 순이익을 605조원, 비반도체 업종 순이익을 227조원으로 추정했다. 여기에 반도체 주가수익비율(PER) 8.8배, 비반도체 PER 15배를 적용해 코스피 목표치를 산출했다.

실적 전망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은 3월 말 666.6포인트에서 4월 말 926.8포인트, 지난 15일 기준 1056.4포인트까지 상승했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가 8500선 돌파를 시도하고 있음에도 선행 PER은 8배 수준에 불과하다"며 "밸류에이션 정상화만으로도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반도체 업종에 대한 기대가 크다. 대신증권은 2분기 반도체 업종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 분기 대비 각각 56%, 3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2분기 반도체 가격 상승률을 전 분기 대비 58~75%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인공지능(AI) 서버용 D램 거래의 70% 가까이가 장기 계약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며 "장기 계약 확대는 반도체 업종의 밸류에이션 정상화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비반도체 업종 역시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상법 개정 시행과 대규모 자사주 소각, 주주환원 정책 강화 등을 반영해 현재 12.71배 수준인 비반도체 업종 PER이 15배까지 개선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대신증권은 당분간 코스피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이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는 전형적인 실적·정책 장세"라며 "선행 EPS 상승 흐름이 꺾이기 전까지는 코스피 상단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상승 국면의 변곡점은 올해 8월 말에서 9월 초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3분기 후반부터는 실적 증가율에 기저효과 부담이 나타날 수 있다"며 "8월 말 잭슨홀 미팅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전후해 유동성 환경과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을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유가 상승이 재개되고 유동성 위축, 금리 인상 사이클 진입 가능성이 커질 경우 현재의 실적·매크로 장세가 역금융장세로 전환될 수 있다"며 "8월 말~9월 초를 주요 변곡점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