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정보를 활용한 불공정거래로 부당이득을 취한 방송사 전 직원이 부당이득 금액보다 더 큰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주가 조작범을 패가망신시키겠다"며 불공정행위에 대해 엄벌 의사를 내비친 금융 당국이 형사 처분 전 이례적으로 높은 과징금을 부과한 것이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10일 열린 정례회의에서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금지 의무를 어긴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행위자들에게 과징금 약 10억8000만원을 부과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당국에 따르면 SBS 재무팀 공시담당자로 재직했던 A씨는 SBS가 넷플릭스와 콘텐츠 공급을 위한 협력을 맺는다는 미공개 주요 정보를 입수하고, 지난 2024년 10∼12월 회사 주식을 매수했다. 또 해당 정보를 부친 B씨에게도 전달해 B씨도 정보공개 전 주식을 매수했다.
미공개 중요정보를 이용해 A씨가 취한 부당이득은 약 8억5000만원이다. 증선위는 A씨에게 부당이득보다 큰 액수인 10억4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B씨 역시 약 2000만원의 부당이익을 얻었는데, 당국은 부당이익의 2배에 가까운 394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A와 B씨가 취한 전체 부당이득 8억7000만원 중 5억1000만원 규모의 단기 매매차익은 이미 반환된 상태다.
과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불공정행위는 형사 처벌만 가능했지만, 지난 2024년부터 과징금 부과를 통해 불법 이익을 환수할 수 있게 됐다. 당국은 이번 제재는 해당 제도가 시행 후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상장사 직원에 부과된 두 번째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번 과징금은 부처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형사처분 전 부과된 경우로, 앞으로 형사절차 결과에 따라 징역이나 벌금형이 추가로 부과될 가능성도 있다.
증선위는 "불공정거래를 통해 얻은 불법이득은 끝까지 추적·환수해 '주가조작은 곧 패가망신'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하고자 한다"며 "특히 언론사 임직원, 공시담당자 등 미공개 중요정보에 접근성이 높은 직군의 위반 행위는 엄격히 제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