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하루만에 'V자 반등'에 성공했다. 전날 인공지능(AI) 투자 둔화 우려와 미국 긴축 공포에 8% 급락했지만, 이날 반도체주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살아나며 8% 급등해 8000선을 회복했다.

코스피 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612.51(8.18%) 오른 8096.92에 마감했다. 이날 상승률은 역대 7위다. 장 초반 7600으로 출발해 '매수 사이드카'를 터뜨렸고, 이후 주춤하다가 오후 들어서 8000선으로 직행했다. 하루 동안 7500·7600·7700·7800·7900·8000을 모두 깼다.

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장중 코스피지수가 나오고 있다./뉴스1 제공.

기관 매수세가 거셌다. 기관은 1조7000억원 넘게 매수했는데, 상장지수펀드(ETF) 자금이 집계되는 금융투자가 1조8000억원, 투신 9400억원, 은행 178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22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며 2조원 넘게 팔았고, 개인도 6100억원 팔았다.

전날 코스피 지수는 8% 급락하며 역대 하락률 9위를 기록했지만, 이날 미국 반도체 기업의 주가 반등과 미국과 이란의 협상 가능성에 힘입어 지수는 급등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5.61% 상승했고, 마이크론테크놀로지(9.87%), 인텔(11.19%) 등이 급등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일 국내 증시는 미국채 금리 상승, 미국 반도체 급락, 중동 내 군사적 충돌 격화가 맞물린 결과 급락했다"며 "다만 미국 증시에 반도체 업종이 AI 투자 사이클에 대한 신뢰가 유지되며 저가매수세가 유입된 데다, 중동 지역의 협상 가능성이 점쳐지며 증시 상방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 요인으로 꼽혔던 금리와 환율도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2% 넘게 하락하며 4.26% 수준으로 내려왔고, 원·달러 환율도 국민연금의 환헤지 영향으로 14.3원 내린 1513.5원에 마감했다. 다만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여전히 4.5%를 웃돌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가 각각 8%, 16% 급등했다.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업황 개선 기대감이 커진 삼성전기는 17% 급등하며 200만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젠슨 황 효과'가 사라진 네이버와 LG전자는 8% 넘게 급락했다.

코스닥 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56.42(6.19%) 오른 967.81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113억원, 2014억원 순매수했다. 개인 홀로 5000억원 넘게 순매도했다.

유럽 특허 취득 소식이 전해진 알테오젠(196170)이 12% 급등한 가운데, 리노공업, 코오롱티슈진 등도 각각 15% 넘게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