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상장 열흘 만에 개인 자금 8조원 이상이 몰렸지만, 최근 반도체주 급락과 변동성 확대 여파로 상당수 상품이 큰 폭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하락폭보다 레버리지 상품 손실이 훨씬 크게 나타나면서, 변동성이 커질수록 수익률이 훼손되는 이른바 '음의 복리' 효과가 현실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장 열흘 만에 8조원 몰렸는데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상장된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8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레버리지 상품을 3조5287억원,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를 4조4645억원 순매수했다. 출시 열흘여 만에 두 상품군에만 개인 투자자 자금이 약 8조원이 몰린 셈이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인버스 2배 상품에도 319억원, SK하이닉스 인버스 2배 상품에는 533억원이 유입됐다.
9일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지난 한 달 전체 상장지수펀드(ETF) 가운데 개인 순매수 1위가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로 집계됐다. 순매수 규모는 2조2402억원에 달했다.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와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 등도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개인 순매수 상위 ETF 상당수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차지했다.
◇삼성전자 -3.8%, 삼전 레버리지는 -11%
하지만 최근 반도체주 조정이 시작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0.2% 하락한 29만 5500원에, SK하이닉스는 7.7% 하락한 191만 1000원에 장을 마쳤다. 기초지수로 삼는 두 반도체주 주가가 각각 10%, 7% 이상 급락하며 이날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들은 각각 20%, 14% 안팎의 낙폭을 기록했다.
문제는 기간 누적 수익률로 볼 경우, 손실이 단순히 '2배 레버리지' 수준에서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며 변동성이 커지자 레버리지 상품 수익률은 기초자산보다 더 크게 훼손됐다.
실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상장일인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8일까지 삼성전자 주가는 3.8% 하락한 반면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들은 약 11.2% 하락했다. 기초자산 하락률의 약 3배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한 셈이다. 이는 삼성전자 주가가 오르내리는 과정에서 변동성 손실이 누적되며 기초자산보다 낙폭이 더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증명된 음의 복리'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장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음의 복리' 효과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주가가 100에서 10% 하락하면 90이 된다. 이후 다시 10% 상승할 경우, 최종 수익률은 -1% 다. 반면 2배 레버리지 상품은 같은 기간 100에서 80으로 하락한 뒤 96으로 회복해 최종 수익률은 -4%다. 상승률과 하락률이 같더라도 손실이 발생한 이후에는 더 높은 상승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즉, 주가가 오르고 내리는 과정이 반복될수록 손실이 누적되며, 변동성이 클수록 레버리지 상품의 수익률은 기초자산보다 더 크게 훼손된다.
문제는 이에 따라 향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반등하더라도 투자자 손실이 생각만큼 빠르게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기본적으로 단기 방향성 투자에 활용하는 상품"이라며 "변동성이 큰 구간에서는 장기 보유할수록 음의 복리 효과가 누적될 수 있어 자산 일부로만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