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최근 카카오뱅크는 생계비 통장(계좌) 누적 개설 수가 출시 열흘 만에 5만좌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생계비 통장은 채권자가 압류할 수 없다. 채무 불이행으로 모든 통장이 묶이더라도 최소한의 생계비를 지켜주자는 취지로 도입했다.

보통 은행권 생계비 통장은 연 0.1% 내외의 이자를 준다. 최저 생계비 보호에 초점을 맞춰 금리가 높지 않다.

그런데 카카오뱅크는 올해 말까지 금리를 연 2% 쳐줘 단기간에 계좌 개설이 몰렸다. 통장 한도를 다 채워 넣으면 세후 손에 쥐는 이자는 3만3000원 수준이다. 소액이라도 생계비 통장에 돈을 넣어두려는 가입자들이 관심을 보였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가입 대상이 확대됐고, 앱을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다른 생계비 통장보다 금리 혜택이 좋아 단기간 개설 계좌 수가 늘었다"고 했다. 카카오뱅크는 이달 말까지 행사에 응모한 생계비 통장 가입자를 대상으로 추첨을 거쳐 편의점 상품권 등을 제공한다.

◇월 최대 250만원 보호

지난 2월부터 금융권에서 개설이 시작된 생계비 통장은 3개월 만에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에서만 14만좌 넘게 개설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카드 값과 통신비 등을 현재 연체하고 있거나 향후 압류될 위험이 있는 사람들이 주로 가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생계비 통장이 출시된 지 모르고 있는 연체 채무자들도 앞으로 가입하려는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생계비 통장은 월 최대 250만원의 생계비를 압류로부터 보호해 기초 생활을 보장한다. 전체 금융기관 중 단 한 곳에서만 개설할 수 있다. 생계비 통장에 넣어둔 돈이 250만원에 못 미칠 경우에는 일반 계좌 예금도 남은 한도 범위 내에서 함께 보호받을 수 있다.

만 14세 이상이면 소득·신용불량·개인 회생 절차 여부를 묻지 않고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만 14세 미만은 법정 대리인과 영업점을 방문해 개설할 수 있다. 국내 거주 외국인도 가입 가능하다.

◇채무 위기 직장인도 가입 가능

이러한 압류 방지 통장은 새로 나온 개념은 아니다. 기존 '행복지킴이 통장' 역시 계좌가 압류되더라도 최저 생계비를 건드릴 수 없도록 보호하는 기능이 있었다.

하지만 행복지킴이 통장은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연금 수급자, 실업급여 수급자 등만 가입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급여를 받거나 소액의 사업 소득이 있는 채무자들은 보호 사각지대에 놓여 통장이 압류되기도 했다.

그러나 생계비 통장 출시로 채무 위기에 놓인 직장인 등도 압류 방지 통장 가입 문턱이 대폭 낮아졌다. 압류 위험이 있는 일반 국민도 압류 방지 계좌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은행마다 관련 상품을 속속 출시하며 혜택을 내세우고 있다.

다올저축은행은 예치액 50만원 이하 금액에 대해 오픈뱅킹 등록 조건으로 금리를 최고 연 3% 제공하고 있다. 50만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최고 연 2.5%를 적용한다.

애큐온저축은행도 생계비 통장에 금리 연 2.5%를 제공하고 있다. 토스뱅크는 체크카드 이용 시 캐시백 혜택 등을 내세우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생계비 통장은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같은 다른 포용 금융 정책에 비해 은행 건전성이나 비용 측면에서 부담이 낮은 편"이라며 "정부 정책에 따르는 상품이라 수익이 나지는 않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모바일 플랫폼으로 새 고객을 유입시킬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했다.

◇생계비 통장 악용 막는 장치도

생계비 통장은 최소한의 생활비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인 만큼 남용을 막기 위한 제한도 뒀다. 계좌 잔액과 월 누적 입금액이 각각 250만원까지만 허용된다.

예를 들어 월급 250만원이 입금된 뒤 전액을 인출했더라도 같은 달에는 추가 입금이 불가능하다. 돈을 반복적으로 입금·인출하며 실제 생계비를 넘는 금액을 보호받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한편 정부는 급여와 보험금에 대한 압류 금지 범위도 확대했다. 지난 2월부터 월급 등 급여채권 압류 금지 최저 금액 기준이 월 185만원에서 250만원으로 상향됐다. 기본적으로 월급의 절반은 압류할 수 없는데, 저소득 근로자는 최소 250만원까지 생활비를 보호받도록 기준을 높인 것이다. 보장성 보험금의 압류 금지 한도 역시 사망보험금은 기존 1000만원에서 1500만원까지, 만기·해약환급금은 150만원에서 250만원까지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