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채권 금리가 치솟고 있다. 채권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미국 국채 금리는 글로벌 금융 위기 직전인 2007년 수준까지 올랐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장기화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금리 대세 상승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금리 상승기를 맞아 어떤 상품에 투자해야 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저평가된 채권 지금 살까?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19일 장중 5.20%까지 올랐다. 글로벌 금융 위기 직전인 2007년 7월 이후 약 19만에 최고치다. 글로벌 채권의 기준이 되는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한때 4.69%까지 올라 지난해 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국채 금리는 지난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최종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발언하면서 하락했지만 여전히 최고치에 근접한 상태다. 더구나 이날 공개된 미국 연방준비제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4월 회의록에서도 여러 위원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언급하는 등 금리 상승 압력도 여전하다.
채권은 금리가 오르면 가격은 떨어진다. 지난해 5월 한국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약 2.3%였는데, 올해는 연 3.6% 수준이다. 투자자 입장에선 1년만에 채권 투자에서 똑같은 채권에 투자해 1.3%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셈이다. 국채 금리가 오르면 회사채·금융채 등 민간 발행 채권의 금리는 오르고 가격은 떨어지는 만큼 채권 상품 전반에도 같은 논리가 적용된다. 한 채권 전문가는 "금리가 높은 수준이라고 판단되면 3년물·10년물·30년물 등 만기별로 국고채에 분산 투자하고,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회사채나 단기사채(CP) 등도 일부 담는 것이 수익률 확보에 유리하다"며 "다만 금리가 더 오를 경우 투자자 입장에선 얼마 전 투자한 채권의 값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매수 타이밍도 중요하다"고 했다.
◇채권형 ETF 주목, 금은 관망
직접 채권을 사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ETF는 국고채와 회사채 등 다양한 채권을 지수화해 수익률을 추종하는 만큼 채권이 익숙하지 않은 투자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채권형 ETF도 금리 환경에 따라 단기물과 장기물의 비중 조절이 필요하다. 금리 인상 초기라고 판단되면 'KODEX 단기채권PLUS' 'SOL초단기채권액티브' 등 만기가 짧은 채권 위주로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금리가 이미 고점 부근이라고 판단된다면 장기물 위주 ETF 비율을 늘리는 것도 좋다.
다만 지금처럼 국제 유가가 요동치고, 금리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는 만기가 짧은 채권 위주로 투자해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채권은 만기가 길수록 금리 변동에 따른 가격 등락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채권은 시장 수요에 따라 수시로 가격이 변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가령 김씨가 6개월 전에 연 3% 금리 채권을 사뒀다고 가정해보자. 현재 유사한 채권이 연 6% 수준의 수익률로 판매되고 있다면 김씨가 사둔 채권은 수요가 줄어든 만큼 가격을 내려 팔 수밖에 없다. 만기까지 보유하면서 이자 수익을 얻을 수는 있지만 매매할 때는 손실이 날 수 있다는 것이다.
채권과 함께 대표적인 안전 자산으로 꼽히는 금은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금에는 이자가 붙지 않기 때문에 국채 금리가 높아지면 안전 자산 수요가 채권으로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국채 금리가 치솟자 금값은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국제 금 선물 가격은 최근 온스당 450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금 선물 가격이 4500달러 선에서 거래되는 건 지난 3월 말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이에 연초까지만 해도 오름세를 이어 갔던 금 ETF도 줄줄이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케빈 워시 미국 연준 차기 의장은 양적완화에 유보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통화량 확대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인플레이션 위험 회피 수단으로서 금의 투자 매력도 떨어진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