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 내 우리 증시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며 중국을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대만은 이미 중국을 제치고 MSCI 신흥국 지수 내 비중이 가장 큰 국가가 됐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에 따라 한국·대만 등 반도체 경쟁력이 큰 국가에 대한 투자 비중이 커진 반면 중국 비중은 상대적으로 축소된 것이다.
21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최근 MSCI 신흥국 지수 내 국가별 비중은 대만 25%, 중국 22%, 한국 21%, 인도 11% 순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3분기 말만 해도 중국 비중은 30%를 웃돌았고 한국은 10%대 수준이었다. 불과 8개월 만에 중국과 한국·대만 비중 격차가 크게 줄어든 셈이다.
특히 대만은 올해 초 MSCI 신흥국 지수에서 중국 비중을 19년 만에 처음 앞질렀다. 글로벌 AI 핵심 공급망을 장악한 TSMC를 중심으로 외국인 자금이 집중된 영향이다. 반면 중국은 경기 둔화와 부동산 부실 우려, 플랫폼 규제 리스크 등이 이어지면서 MSCI 내 비중이 계속 축소되고 있다.
한국 역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랠리에 힘입어 MSCI 내 존재감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올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90조원 넘게 순매도했음에도 한국 비중은 오히려 확대됐다. 외국인 매도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 상승 속도가 더 빨랐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를 AI 인프라 중심 글로벌 자금 재편 흐름으로 해석하고 있다. MSCI 지수가 유동 시가총액 방식을 적용하는 만큼 메모리 반도체와 AI 인프라 관련 기업들의 급등이 한국 비중 확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AI 밸류체인 경쟁력을 확보한 대만과 한국의 MSCI 비중은 확대되는 반면 중국과 인도 비중은 축소되는 차별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글로벌 자금 유입 강도에서는 한국과 대만 간 차이도 뚜렷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만은 AI 수혜에 더해 높은 배당과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까지 갖추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선호를 받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대만 상장기업들의 배당성향은 50%를 웃돈다. 이는 MSCI 신흥국 평균(40%)이나 한국(20%대 후반)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배당수익률 역시 대만은 10년 평균 3.7%로 한국(2.0%)보다 높다.
반면 한국은 AI 반도체 강세에도 상대적으로 낮은 주주환원 정책이 한계로 지적된다. 최근 삼성전자 성과급 갈등 등 노사 이슈가 불거지면서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익 분배 구조에 대한 우려 요인으로 비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한국 증시가 오는 6월 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한층 가까워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선진국지수 편입에는 시가총액 확대뿐 아니라 기업 지배구조와 주주환원 정책 개선 등 시장 신뢰 확보가 중요한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