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영업 중단 예정인 한 홈플러스 매장의 모습. ⓒ 뉴스1

홈플러스가 메리츠금융그룹에 1000억원대 브릿지론 지원을 재차 요청하면서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매각대금 유입 시 즉시 상환하겠다는 이행보증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메리츠 측은 이행보증의 주체가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개인뿐이라는 점을 문제삼고 있어, 양측의 입장 차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 분위기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이날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매각 대금을 담보로 한달 간 필요한 운영자금을 브릿지론으로 대출해줄 것을 메리츠 측에 재차 요청했다.

홈플러스는 메리츠의 요청에 따라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이행보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추가적인 담보 방안을 메리츠 측에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김 부회장의 이행보증 제공 결정은 메리츠 측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앞서 메리츠는 홈플러스에 브릿지론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매각대금 유입 시 즉시 조기 상환할 것, 그리고 이를 담보할 수 있는 MBK파트너스 및 주요 경영진이 연대보증을 제공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홈플러스는 "가능한 모든 방안을 제안했다"며 "메리츠 측의 긍정적인 검토와 즉각적인 실행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메리츠 측은 이번 김 부회장의 이행보증 제공만으로는 브릿지론을 제공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메리츠 관계자는 "이행보증의 주체로 대주주 MBK파트너스가 아닌 홈플러스 회생 관리인인 김 부회장만을 내세운 것은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회장이 전혀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뜻"이라며 "무책임하고 수용할 수 없는 제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메리츠가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브릿지론에 대한 이행보증을 요구하는 것은 배임 방지, 주주설득 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덧붙였다.

홈플러스와 메리츠 양측이 브릿지론 제공 조건을 둘러싼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함에 따라, 논의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현재 홈플러스는 임직원의 급여 지급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오늘(21일)은 홈플러스의 5월 급여일이지만 4월 급여의 일부만 지급했을 뿐이고, 상품 공급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브릿지론은 홈플러스가 당면한 어려움을 헤쳐나가기 위해서 꼭 필요한 자금"이라고 강조했다.

메리츠는 김 부회장 뿐 아니라 MBK파트너스 차원의 이행보증도 요구하고 있으나, 이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게 MBK파트너스 측 설명이다.

MBK파트너스는 이미 홈플러스 채무에 대한 2000억원 규모의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그 외에 김 회장과 김 부회장이 사재 출연 및 개인 연대보증 형태로 1000억원을 제공한 상태이며, DIP 대출 형태로 1000억원을 제공했다. 이 과정에서 김 회장과 김 부회장이 자택을 담보로 걸었으며 구상권을 포기한 바 있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영업 양도 거래의 이행 주체는 MBK파트너스가 아닌 홈플러스"라며 "그 관리인이자 대표이사인 김 부회장이 개인적으로 보증 책임을 부담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출의 혜택은 홈플러스의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에도 돌아간다"며 "절박한 상황에서 홈플러스와 그 관리인의 노력을 폄훼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