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이차전지·로봇 등 첨단 전략 산업에 국민이 직접 투자하는 국민성장펀드가 22일 판매를 시작한다. 총 모집 자금은 6000억원. 올해 들어 코스피가 사상 최고가를 잇따라 경신하면서 증시로 '머니 무브(자금 이동)'가 본격화된 가운데, 나랏돈으로 손실의 20%까지 보장하는 국민성장펀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 재정으로 손실 20%까지 보장
국민성장펀드는 이달 22일부터 3주 동안 선착순 판매될 예정이다. 주요 은행 10곳과 증권사 15곳의 스마트폰 앱이나 영업점 등에서 가입할 수 있다. 1인당 연간 가입 한도는 1억원, 최소 가입 금액은 판매사별로 10만원 또는 100만원 등 다르다.
금융 당국은 판매 기간 첫 2주(5월 22일~6월 4일)에 전체 판매액의 20%인 1200억원을 서민 전용으로 배정하기로 했다. 서민이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가입 요건과 마찬가지로 연간 근로소득 5000만원 이하가 기준이다. 이 물량이 소진되지 않으면 마지막 주에 일반 국민 대상 판매로 넘어간다. 국민성장펀드 가입을 위해서는 홈택스나 정부24 등에서 소득 확인용 증명서를 발급받아 제출해야 한다.
국민성장펀드가 주목받는 배경에는 정부 재정으로 펀드 손실의 최대 20%를 먼저 부담하는 구조가 있다. 국민성장펀드는 국민 투자금 6000억원에 정부 재정 1200억원, 10개 자펀드 운용사의 투자금으로 구성된다. 이렇게 모인 투자금은 10개 자펀드에 나눠져 운용되는데, 손실이 발생하면 정부 재정과 운용사 투자금이 최대 20%까지 손실을 우선 부담하게 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만약 국민성장펀드 전체 투자금이 6000억원이라면 이론적으로는 20%에 해당하는 1200억원까지 손실이 보전되는 셈"이라며 "국민이 투자한 돈을 가장 우선순위로 삼고, 손해 보지 않게끔 지원하겠다는 취지"라고 했다.
◇소득 공제도 최대 1800만원
국민성장펀드에 3년 이상 장기 투자할 경우 투자 금액에 따라 최대 18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기도 하다. 소득공제율은 투자금 3000만원 이하가 40%로 가장 높다. 이 구간에서는 최대 1200만원을 공제받을 수 있는 셈이다. 3000만원 초과~5000만원 이하는 3000만원 이하 구간이 받는 1200만원에, 3000만원을 초과하는 투자금의 20%를 더한 만큼 소득공제를 받는다. 최대 1600만원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5000만원 초과~7000만원 이하는 1600만원에 5000만원 초과 금액의 10%를 더한 금액이 공제돼, 최대 1800만원으로 늘어난다. 투자금 7000만원 이상부터는 최고 한도인 1800만원까지만 공제된다.
예를 들어 보자. 연봉 7000만원인 직장인이 국민성장펀드 전용계좌에 7000만원을 맡기면, 투자 금액 구간별 공제율(3000만원 이하 40%, 3000만~5000만원 20%, 5000만~7000만원 10%)을 적용해 최대 1800만원을 소득에서 빼준다. 이 직장인의 한계세율을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약 26.4%로 가정하면, 국민성장펀드 덕분에 연말정산 때 줄어드는 세금은 1800만원의 26.4%인 약 475만원 수준이다. 3000만원을 투자했다면 공제액은 3000만원의 40%인 1200만원이 되고, 이 경우에도 1200만원에 26.4%를 적용한 약 317만원 만큼 세금을 덜 내는 효과가 있다. 다만 국민성장펀드 공제액은 다른 소득공제 항목과 합산해 연 2500만원인 소득공제 종합 한도 안에서만 인정된다. 이와 별도로 국민성장펀드에서 발생하는 배당소득에는 일반 금융상품(15.4%)보다 낮은 약 9% 수준의 세율로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다만 국민성장펀드의 각종 혜택을 누리기 위해선 5년 동안 중간에 돈을 빼서 현금화가 불가능하다는 제약이 있다. 적립식으로 투자할 수 없고 전체 투자금을 일시에 납입해야 한다. 가령 최대 1800만원에 대한 소득 공제를 받기 위해 7000만원을 투자하기로 했다면 7000만원을 가입과 동시에 한 번에 내야 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국민성장펀드는 반도체·AI(인공지능)·바이오·이차전지·방산·로봇 등 12개의 성장성 높은 전략 산업에 투자하는 데다 정부 재정이 펀드 손실의 20%까지 선부담하는 만큼 매력적인 상품으로 보인다"며 "부담 없이 5년 동안 묻어둘 수 있는 투자 액수와 이에 따라 소득공제액 등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