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000660)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Buy)'를 유지하고, 목표 주가를 기존 205만원에서 85% 상향 조정한 380만원을 제시했다. 메모리 반도체가 인공지능(AI) 인프라를 위한 핵심자산으로 재평가 받고 있다는 이유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는 단순 범용 제품(Commodity)을 넘어 AI 인프라를 위한 핵심 자산으로 재평가받고 있다"고 했다. 이어 "메모리의 전략 자산화는 높은 수준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지속 가능하도록 지지하고, 멀티플(주가배수) 리레이팅(재평가)을 정당화하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2026년~2029년 평균 ROE 60%를 근거로 목표 주가순자산비율(PBR)을 6배로 제시했다. PBR 6배는 주가수익비율(PER) 기준으로 환산 시 약 10배에 해당한다.
채 연구원은 "2026~2030년 주당순이익(EPS) 연평균 성장률(CAGR)이 약 20%, 2027~2030년 역시 약 10%임을 감안하면 현재 및 목표 멀티플은 성장성과 수익성의 지속 가능성을 고려해도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했다.
특히 메모리 공급 부족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구조적 변화임을 강조했다. 고대역폭 메모리(HBM)는 범용 D램(DRAM) 대비 약 3배 이상의 생산능력(CAPA)을 요구하기 때문에 동일한 설비투자(CAPEX)에도 과거 대비 D램 공급이 늘어나는 속도는 현저히 느려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구조적인 공급 부족이 과거 관행적으로 운영돼 왔던 장기공급계약(LTA)의 계약 구조를 바꾸고 있다고도 했다.
채 연구원은 "과거 LTA는 1년 단위의 수량 가이던스를 포함한 비강제적 계약에 불과했다"며 "최근 순차적으로 계약이 체결되고 있는 하이퍼스케일러와의 LTA는 최대 5년 계약으로 중장기 수요량의 변동성을 줄이고, 높아진 평균판매단가(ASP)를 장기 계약 가격의 최저 가격으로 설정해 영업이익률의 하방 리스크를 줄이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또 LTA로 메모리 실적의 변동성이 축소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는 전체 매출의 25~30%를 차지하는 하이퍼스케일러 4개 업체와 3~5년의 LTA를 체결할 것으로 파악되는 상황이다.
채 연구원은 "과거 다운사이클에서 메모리 가격이 급락한 근본 원인은 공급사들이 높은 고정비 부담 하에서 재고 소진을 위해 경쟁적으로 가격을 낮췄기 때문"이라며 "지금의 LTA는 계약 가격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공급사의 재무 체력을 유지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
공급사들이 과거처럼 단기 현금 흐름 확보를 위해 저가 물량을 공격적으로 출하해야 할 유인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올해는 범용 D램이 블렌디드 ASP 상승을 주도했다면 내년은 HBM이 블렌디드 ASP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HBM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이미 올해 연간 가격 협상을 진행하여, 지난해 이후 범용 D램이 가격이 크게 오르는 동안에도 가격 상승이 어려웠다. 다만 내년에도 D램 공급 부족이 이어지면서 HBM 가격은 올해 미상승분을 포함해 큰 폭으로 상승할 것이라 내다봤다.
그러면서 올해 범용 D램 ASP가 전년 대비 315% 상승하고, 내년에는 21%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HBM ASP는 올해 16% 하락한 반면, 내년에는 116%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