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거센 매도세에 19일 코스피 지수가 3% 넘게 급락하며 7200선에서 마감했다.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며 고유가 상황이 이어지고, 이에 따라 미국 국채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자 외국인의 위험 자산 회피 심리가 강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44.38포인트(3.25%) 내린 7271.66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6조260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반면 개인은 5조6000억원 규모를 순매수하며 물량을 받아냈고, 기관은 5264억원 순매수했다.

코스피는 지난 15일 장중 8000선을 돌파한 이후 극심한 변동성을 이어가고 있다. 15일과 18일 각각 600포인트, 500포인트 수준의 등락 폭을 기록한 데 이어 이날도 7400선에서 출발해 장중 한때 7100선까지 밀리는 등 300포인트 넘는 변동성을 나타냈다.

코스피 지수가 하락세를 보인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뉴스1 제공.

시장에서는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 고조가 외국인 투자 심리 위축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전쟁 장기화 우려로 국제 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이는 금리 상승 요인으로 이어진다. 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면 주식시장에서는 할인율 상승으로 기업 가치가 낮아지고, 신용시장에서는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 시각)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요 중동 국가들의 요청으로 19일 예정됐던 이란 공격을 철회했다"면서도 "수용 가능한 합의가 도출되지 않을 경우 즉시 전면적이고 대규모의 공격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국제 유가와 미국 국채 금리는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110달러 부근에서 거래됐고,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4.59% 수준을 유지했다. 외국인 자금 이탈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도 이날 1507.8원에 마감했다.

다만 장 막판에는 삼성전자 노사 협상 진전 가능성이 제기되며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전날 이재명 대통령이 "기업만큼 노동도 존중돼야 하고, 노동권만큼 기업 경영권도 존중돼야 한다"고 언급한 가운데, 이날 사후 조정을 중재 중인 중앙노동위원회는 "노사 간 이견이 일부 좁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고유가 국면 속 미국채 10년물과 30년물 금리가 각각 4.6%, 5.1%대를 유지하면서 외국인의 위험 자산 선호 심리가 위축돼 코스피가 9거래일 연속 순매도 흐름을 이어갔다"면서도 "삼성전자 노사 협상 기대감이 낙폭 축소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상승 종목이 160개에 그친 반면 하락 종목은 729개에 달했다. 개별 종목별로는 삼성전자는 1%, SK하이닉스는 5% 하락하며 각각 '27만전자' '175만닉스'에 마감했다. 중동 갈등 재점화 가능성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구 LIG넥스원) 등 방산주만 상승세를 보였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6.73(2.41%) 내린 1084.36에 마감했다. 1111.36으로 상승 출발한 지수는 기관이 637억원 순매도하며 하락 마감했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032억원, 10억원 매수 우위였다.

할로자임(Halozyme)과 특허 소송에서 사실상 승리한 알테오젠 홀로 2% 상승했고,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를 포함한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은 하락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