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영업 중단 예정인 한 홈플러스 매장의 모습. /뉴스1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최대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과 긴급 운영자금 지원 방안을 협의 중인 가운데, 대출 조건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 차가 이어지고 있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는 최근 홈플러스에 약 1000억원 규모의 2~3개월 초단기대출 지원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다만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경영진 개인의 연대보증을 조건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홈플러스 측은 "메리츠는 이미 1조2000억원 대출에 대해 4조원 규모의 홈플러스 부동산 68개 점포를 담보로 확보하고 있고, 회생절차 이후 진행된 자산 매각 대금 역시 우선 변제 구조로 확보하고 있다"며 "익스프레스 매각 대금과 부동산 후순위 담보만으로도 충분한 상황에서, 운영 자금을 위한 2~3개월 초단기대출에까지 개인 연대보증을 요구하는 것은 사실상 회생기업 운영자금 지원을 외면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메리츠는 홈플러스 68개 점포를 담보로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대출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회생절차 이후 진행 중인 주요 자산 매각 대금 역시 메리츠 채권 변제에 우선 사용되는 구조다. 홈플러스는 익스프레스 사업부 매각 대금과 부동산 후순위 담보 등을 고려하면 추가 운영 자금 조달 여력이 있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회생기업의 경우 자산 매각은 핵심적인 운영 자금 확보 수단"이라며 "현재는 부동산 매각 대금 상당 부분이 채권 변제에 우선 사용되면서 영업 유지에 필요한 운영자금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경영진은 이미 개인 자산과 신용까지 투입해 홈플러스 회생을 지원해온 상태다. 기존 사재출연과 연대보증에 이어 지난 3월에는 김병주 회장 자택 담보 제공 등을 통해 긴급 운영자금 1000억원을 조달해 홈플러스에 제공한 바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최대채권단인 메리츠금융그룹에 요청한 운영 자금용 초단기대출과 DIP 대출은 영업을 유지하고 기업가치를 보전하기 위한 핵심 장치"라며 "적기에 운영 자금이 공급되지 않을 경우 회생절차 유지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호소했다.

다만 메리츠 측은 홈플러스 회생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배임 논란을 피하고 주주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MBK파트너스의 연대보증 등 장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서울회생법원은 회생계획안 가결 시한을 연장했다. 업계에서는 추가 운영자금 확보 여부에 따라 회생절차 지속 가능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