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이알글로벌리츠의 회생 절차 여파로 국내 리츠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는 '불장' 속에서도 주요 리츠 ETF들은 최근 한 달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소외되는 분위기다. 대부분 ETF의 제이알글로벌리츠 편입 비중은 1~5% 수준에 불과하지만, 이번 사태로 인한 리츠 전반 투자심리 악화와 고금리 기조가 겹치며 리츠 ETF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제이알리츠 비중 1~2%인데도 '흔들'
11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국내 상장 리츠 ETF 14개 중 10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가장 수익률이 낮은 상품은 PLUS K리츠(-6.9%)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30% 이상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부진한 수준이다.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5.9%), DAISHIN343 오피스리츠플러스(-5.0%), KODEX 한국부동산리츠인프라(-4.4%) 등도 줄줄이 하락세를 보였다. 이 ETF들의 부진은 지난달 27일 법원에 회생 절차를 신청한 제이알글로벌리츠 사태가 원인으로 꼽힌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벨기에 브뤼셀 소재 파이낸스타워의 자산 가치 하락과 차입 부담 확대 등이 겹치며 유동성 우려가 커진 상태다.
다만 이들 리츠 ETF 내 제이알글로벌리츠 편입 비중은 높지 않은 수준이다. 지난 11일 기준 국내 리츠 ETF 중 가장 거래량이 많은 TIGER리츠부동산인프라의 경우 제이알글로벌리츠 편입 비중은 1.5%에 불과했다. KODEX 한국부동산리츠인프라(2.4%), PLUS K리츠(3.9%) 등 다른 상품도 제이알글로벌리츠 편입 비중이 대체로 5% 이내였다. 그럼에도 제이알글로벌리츠 사태로 리츠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것이다. 여기에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리츠 시장 전반의 부담도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상 리츠는 차입 비중이 높은 구조인 만큼 금리가 오르면 이자 부담이 커지고, 배당 여력과 자산 가치가 동시에 악화될 수 있어 고금리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커지는 배당 투자자 불안
투자자 불만도 커지고 있다. 배당 수익을 기대하고 포트폴리오의 10% 이상을 리츠 ETF에 투자했다는 직장인 정모(44)씨는 "개별 리츠도 아니고 ETF로 투자했는데도 손실이 예상보다 크다"며 "리츠 ETF는 배당주 투자자들 사이에선 필수품으로 여겨졌는데, 편입 비중이 1~2% 수준에 불과한 제이알글로벌리츠 하나 때문에 전체 상품이 같이 흔들리는 걸 보니 생각보다 리스크가 크다는 걸 체감했다"고 했다.
최근 일부 해외 리츠 ETF에서는 월 배당 지급까지 지연되며 투자자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달 'KODEX 일본부동산리츠(H)'와 'KODEX 미국부동산리츠(H)' ETF의 월말 분배금 지급을 유보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글로벌 리츠 일부에서 배당금이 늦게 들어오며 일부 분배금을 유보한 상태지만, 이달 안에는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제이알글로벌리츠가 거래 정지 상태에 들어가면서 ETF들도 해당 종목을 바로 처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ETF는 정기 리밸런싱을 통해 부실 종목 비중을 줄이지만, 거래가 정지되면 사실상 시장에서 매도가 불가능해진다. 향후 제이알글로벌리츠는 거래 재개 시점 기준 2영업일 이후 기초 지수에서 제외될 수 있으며, 거래 재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관리종목 지정 후 15영업일 이후 편출될 예정이다. 기존 투자 비중은 나머지 지수 구성 종목들에 비례 배분되는 방식으로 처리된다.
다만 거래 정지 상태에서는 ETF가 해당 종목을 시장에서 바로 정리할 수 없는 만큼, 투자 심리 악화로 ETF 자체에 매도 물량이 몰릴 경우 시장 가격이 실제 순자산가치(NAV)보다 더 크게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 경우 투자자들은 기초 자산 가치 하락 이상의 손실을 체감할 가능성이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ETF는 분산 투자 상품이지만 특정 자산군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악화되면 개별 종목 비중과 관계없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