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7300선까지 치솟으며 미지의 영역에 진입한 가운데 단기 조정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코스피 지수를 끌어올린 1등 공신이 반도체 대형주인만큼 이를 제외한 비반도체 밸류에이션(가치 평가)은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코스피가 장중 7000피를 돌파한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증시가 표시돼 있다. /뉴스1

여기에 최근 2거래일 동안의 급격한 상승세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 쏠림 현상과 외국인 순매수의 영향이 컸던 만큼 경제 상황도 주시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지난 6일 코스피 지수는 6.45% 급등한 7384.56으로 마감했다. 다만 상승 종목 수는 202개에 그친 반면 하락 종목 수(679개)는 그 3배를 넘어서는 비정상적인 장세를 보였다. 코스피 지수는 5월 들어 단 2거래일 동안 11.91% 폭등했다.

그래픽=손민균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여전히 7배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들어, 사상 최고치 경신에도 불구하고 우리 증시가 여전히 저평가 국면에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 12개월 선행 EPS는 전일 종가 기준 996포인트, 12개월 선행 PER은 7.18배"라며 "7000포인트를 돌파한 현재 밸류에이션도 여전히 딥밸류 영역으로 지수 하방을 지지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코스피 지수를 견인한 주역이 반도체 대형주인 만큼,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업종의 가치 평가(밸류에이션)는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코스피의 예상 순이익으로 655조원을 전망했다. 이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458조원을 차지한다. 반도체 대형주를 제거하면 실질 이익은 197조원, 더블카운팅(복수상장에 따른 기업 가치 중복 평가)을 제외하면 122조원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결국 시장 전체 이익이 반도체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익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비반도체 업종의 현재 주가는 펀더멘털 대비 고평가되어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를 제외한 비반도체 영역에서 이익 규모는 제한적"이라며 "비반도체 PER 24.9배는 미국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에서 테크를 제외했을 때의 PER 19.6배 대비 비싸다"고 분석했다.

이어 "가격은 이미 성장과 개선을 선반영한 상태"라며 "이익이 이를 따라오지 못할 경우 밸류에이션 조정 압력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최근의 급격한 상승은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로 돌아오기 시작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코스피 지수가 4000포인트에서 6000포인트까지 오르는 동안 외국인은 순매도세를 유지했지만 최근 들어 이러한 매도 트렌드가 반전되며 외국인이 '사자'로 돌아섰다.

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가 4000포인트에서 5000포인트로 상승했던 지난해 10월 27일부터 1월 27일까지는 외국인 순매도가 7조60억원으로 집계됐다. 5000포인트에서 6000포인트로 급등한 1월 28일부터 2월 25일까지는 외국인 순매도가 14조9600억원이었다. 미국·이란 전쟁이 발발한 3월 동안에는 외국인 순매도세가 더 거세졌다. 외국인이 35조8810억원 순매도에 달했다.

이런 매도세는 지난달 들어 반전을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달 1일부터 지난 4일까지, 개인이 20조3160억원 순매도한 가운데 외국인은 오히려 4조740억원 순매수로 전환했다. 7300포인트를 넘긴 이날도 외국인은 3조원 넘게 순매수했다.

다만 이란 전쟁의 여파로 물가와 유가 상승 등 경제 환경이 만만치 않은 만큼 단기 등락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최근 채권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금리 인상을 고민해야 할 때가 됐다"고 시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 시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며 시장의 경계감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이상헌 iM증권 리서치센터 부장은 "국내 증시에 유입되던 외국인 매수세가 줄어들어 코스피 지수를 이끌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빠지게 된다면 코스피 지수 역시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