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회복세와 금리 안정화 기조에 힘입어 파생결합증권·사채 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홍콩 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사태 이후 급감했던 투자 수요가 파생결합사채를 중심으로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전체 시장 규모가 2023년 수준인 95조원대까지 반등했다.
6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파생결합증권·사채 발행·운용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파생결합증권 및 사채의 총 발행 금액은 94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조3000억원(28.9%) 증가했다. 작년 발행금액이 상환금액(81조2000억원)을 웃돌면서 작년 말 기준 잔액은 전년 대비 13조6000억원 늘어난 95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파생결합증권은 기초 자산 가격 등의 변동(성과)과 연계해 미리 정하여진 방법에 따라 수익 구조가 결정되는 원금 비보장형 증권이다. 기초 자산 종류가 주식 관련인 주식연계증권(ELS)과 금리·통화·상품 등 다른 자산인 기타파생결합증권(DLS)으로 나뉜다.
파생결합사채는 원금은 발행인(증권사)의 신용으로 지급을 약속하되, 이자는 기초자산 가격 등의 변동(성과)과 연계되어 결정되는 원금 지급형 채권을 말한다. 이 역시 기초자산에 따라 주식연계사채(ELB)와 기타파생결합사채(DLB)로 구분된다.
발행현황을 살펴보면 파생결합증권과 파생결합사채 모두 30%에 가까운 성장률을 보였다. 특히 퇴직연금 시장에서 원금 지급형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파생결합사채 발행액이 69조1000억원까지 늘어 전체 발행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원금 비보장형인 파생결합증권 역시 지수형 ELS를 중심으로 전년 대비 28.6% 증가한 25조8000억원이 발행됐다.
기초자산별로는 상품 유형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원금 비보장형인 ELS는 S&P500(14조7000억원), 유로스톡스50(14조3000억원), 코스피200(13조9000억원) 등 국내외 주요 지수를 골고루 활용한 지수형 상품 중심으로 발행되었다. 고수익을 노린 종목형 ELS에서는 테슬라(1조7000억원)와 팔란티어(1조원) 등 변동성이 높은 종목이 인기를 끌었다.
반면 원금 지급형인 ELB는 종목형 발행금액이 36조3000억원으로 지수형(7조8000억원)보다 많았다. 투자자들에게 익숙한 국내 우량주를 기초 자산으로 삼은 결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를 기초 자산으로 한 ELB에 30조5000억원이 몰렸고, 한국전력(11조5000억원)과 현대차(1조7000억원)가 뒤를 이었다.
투자 성과도 양호했다. 지난해 상환된 파생결합증권의 연환산 수익률은 6.4%로 전년(-4.7%)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국내외 증시 등 기초 자산인 주가가 안정적으로 상승한 덕분이다. 상품별로는 ELS가 7.8%로 가장 높았고, ELB(4.0%), DLB(3.3%), DLS(2.1%) 순이었다. 수익률 분포를 보면 ELS 투자자의 절반 이상(52.5%)이 6~10% 수익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금감원은 투자 위험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파생결합증권은 기초 자산 하락 시 조기 상환 지연이나 원금 전액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원금이 지급되는 파생결합사채(ELB·DLB)도 예외가 아니다. 파생결합사채는 예금자보호법 대상이 아니며, 발행사인 증권사가 파산할 경우 원금을 돌려받지 못할 신용 위험이 있다. 이에 발행사의 재무 상태와 신용 등급을 반드시 확인하고, 중도 상환 시에는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은 파생결합증권‧사채의 발행 현황 등 리스크 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투자자에 대한 위험 고지가 충실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금융회사를 지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