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정다운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포모(FOMO·뒤처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뒤늦게 시장에 진입한 투자자들이 수익률을 빠르게 끌어올리기 위해 '빚투'와 레버리지·파생상품 등 고위험 투자에 나서면서 시장 불안 요인도 함께 커지고 있다.

◇빚투 36조원 돌파…증권사 '브레이크'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국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6조682억5000만원으로, 사상 처음 36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초 27조원 수준이었던 신용잔고는 4개월 만에 약 10조원 불어났다.

전 연령대에서 증가세가 나타난 가운데, 고령층일수록 증가 폭이 컸다. 본지가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상위 5개 증권사(한국투자·미래에셋·NH·KB·삼성) 기준 60대 이상 신용융자 잔고 증가율은 33.02%로 가장 높았고, 이어 50대(29.1%), 40대(27.95%), 30대(14.3%), 20대(15.2%) 순으로 집계됐다.

신용잔고가 급증하자 증권사들도 잇따라 제동을 걸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29일 "신용공여 한도가 소진돼 신용융자 및 증권담보융자를 일시 중단한다"고 공지했고, KB증권은 신용잔고 5억원 초과 고객의 신규 신용매수를 제한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지난달 30일부터 일반형·투자형·대주형 등 신용거래 신규 약정을 전면 중단했다.

◇파생 예수금 '사상 최대'…고위험 투자 확대

특히 최근에는 파생상품과 레버리지 상품 등 고위험 투자 쏠림이 심화된 것도 시장 불안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선물·옵션 거래를 위해 계좌에 예치하는 장내파생상품 거래 예수금은 지난달 28일 기준 32조원을 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4월 초(27조5000억원) 대비 약 5조원 늘었고, 연초와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준이다.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레버리지·인버스 쏠림이 나타나고 있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개인 순매수 1위는 KODEX 200선물인버스로, 5425억원이 몰렸다. 단기 수익을 노린 공격적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대매매 리스크 커져…변동성 재확대

시장 변동성도 다시 커지고 있다. 코스피 변동성지수(VKOSPI)는 최근 55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 3월 초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발발했을 당시 80까지 치솟았다가 40대 후반으로 내려왔지만, 최근 다시 50선을 웃돌고 있다.

이에 따라 반대매매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빚을 내 주식을 매수한 뒤 주가 하락으로 담보가치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질 경우 증권사가 해당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것을 뜻한다.

특히 신용잔고와 파생상품 포지션이 동시에 확대된 상황에서 시장이 급변할 경우 반대매매 물량이 한꺼번에 출회되며 증시 변동성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레버리지 투자 확대와 변동성 상승이 맞물릴 경우 작은 충격에도 연쇄적인 매도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