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한 달간 30% 넘게 급등한 코스피가 5월을 앞두고 '셀 인 메이(Sell in May), 5월엔 주식을 팔고 떠나라' 격언의 시험대에 올랐다. 4월 한 달간 코스피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와중에도 30% 넘게 급등했고, 마지막 날인 30일에도 674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5월에 주식을 팔라는 격언은 5월부터 10월까지 주식 시장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하니 봄에 주식을 매도하라는 미국 월가의 오랜 투자 격언이다. 이는 통상 1분기 기업 실적 발표가 마무리된 후 연간 실적 눈높이가 재조정되고, 연초에 유입되던 자금 공급이 줄면서 증시의 상승 동력이 떨어지는 계절적 특성에서 비롯됐다.
다만 월가에서는 오히려 '셀 인 메이'가 철 지난 구시대적 발상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금융 전문 매체 모닝스타에 따르면,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조셉 아디놀피는 "이 격언은 19세기 런던 귀족들이 여름휴가를 떠나던 시절에나 맞던 얘기이며, 21세기 알고리즘 매매 시대에는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33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5~10월 구간에 주식이 상승한 횟수가 무려 25번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폴 시아나 수석 기술 전략가도 "투자자들이 계절적 데이터를 오독하고 있다"며 "오히려 5월에 주식을 매수하고 7월이나 8월에 파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나스닥 100 지수의 경우 5월 평균 상승률이 2.19%에 달하며 역사적으로 강세를 보인 점을 근거로 들었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도 코스피가 단기간에 급등한 만큼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올 수 있지만, 무조건적인 5월 비관론을 믿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코스피가 30%가량 단기 폭등하면서 기술적 부담이 높아져 5월 초 차익 실현 움직임이 짙어질 수 있다"면서도, "과거 코스피가 4월에 5% 이상 급등했던 해의 5월에 지수가 하락한 사례가 없었던 만큼 부정적 영향을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진단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종은 60% 넘게 이익이 커졌기 때문에 주가 과열 우려에도 불구하고 계속 보유할 만한 명분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