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가격이 390만원을 넘긴 '초우량 황제주(주가가 100만원을 넘는 주식)'가 등장했다. 전력기기 기업인 효성중공업(298040)이 그 주인공이다. 특히 효성중공업의 경우 1분기 영업이익이 증권가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를 밑돌았는데도 주가가 계속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목표 주가를 500만원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효성중공업은 지난 27일 10.95%(39만9000원) 오른 394만1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1년 전만 해도 45만원대였던 효성중공업의 주가는 이날까지 758% 폭등했다. 상승 곡선도 가파르다. 올해 초 184만5000원이었던 효성중공업의 주가는 미국·이란 전쟁이 터지기 직전인 지난 2월 27일 282만3000원까지 올랐다.
전쟁 직후 주가가 220만원대까지 빠지기도 했지만 꾸준히 오르며 지난 13일에는 처음으로 '1주당 300만원'을 찍었다. 그 후 9거래일 만에 주가 350만원대를 기록했고, 또 1거래일 만에 390만원까지 오른 것이다.
변압기와 차단기 등 초고압 전력기기를 생산하는 효성중공업은 최근 인공지능(AI) 사이클이 도래하면서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AI 데이터센터 증설을 중심으로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서 초고압 전력기기 시장의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상황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에 지금의 반도체 공급 부족 상황처럼 전력기기 역시 공급 부족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증권가에서도 효성중공업의 목표 주가를 일제히 올려잡고 있는 추세다. 유안타증권은 이날 효성중공업의 목표 주가로 500만원을 제시했다.
대신증권과 교보증권은 480만원으로 목표가를 올려 잡았고, ▲LS증권·SK증권 470만원 ▲한국투자증권 460만원 ▲NH투자증권 450만원 ▲삼성증권·하나증권·BNK투자증권 430만원 ▲신한투자증권 420만원으로 목표 주가를 상향했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효성중공업에 대해 "여전히 가장 저평가된 국내 전력기기 업체"라면서 "수주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확대됐고, 북미 초고압 중심의수주 경쟁력에 더해 데이터센터 전력 구조 대응까지 사업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민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는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44배지만, 글로벌 전력기기 업체 중 가장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는 GE버노바의 PER 50배 대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글로벌 업체들이 병목 현상이 생긴 사이 한국의 전력기기 기업들이 북미 시장 등 글로벌 시장에 침투하는 속도가 GE버노바 등 글로벌 회사보다 빠르다는 설명이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효성중공업의 1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소폭 하회했지만, 증권가에서는 긍정적인 의견을 계속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4일 효성중공업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152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48.7% 증가했지만 컨센서스(1683억원)는 밑돌았다.
손 연구원은 실적에 대해 "이는 수익성 둔화가 아니라 인식 시점 차이에 따른 영업이익 이연 영향"이라며 "2분기에는 이연된 약 400억원의 이익이 반영되며 실적 레벨이 한 단계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규 수주가 대폭 늘어난 점도 긍정적이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력기기 업체들의 1분기 실적이 대체로 컨센서스 대비 하회했지만 신규 수주는 대폭 상승했다"면서 "이는 북미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됐기 때문으로 신규 고객군이 증가하거나 기존 고객들의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라 판단된다"고 했다.
다만 효성중공업의 주가가 유례없이 높아진 만큼 거래 회전율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액면분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