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 기업공개(IPO)에 나선 덕양에너젠이 3개월 만에 디케이엠이(DKME) 인수에 나서며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에쓰오일(S-Oil)의 '샤힌 프로젝트'로 안정적인 수요 기반을 확보한 데 이어, 노후 수소 플랜트 교체 수요를 겨냥한 EPC(설계·조달·시공) 사업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덕양에너젠(0001A0)은 DKME 주식 365만주(13.65%)를 224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투입되는 자금은 자기자본(425억원) 대비 53% 수준이다. 동시에 디케이엠이가 진행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 150만주(5.62%)를 75억원에 인수한다. 인수 자금은 자기자본 대비 17.6%다.
인수 자금은 자기자본을 활용한다. 2025년 말 기준 덕양에너젠의 자본 총계는 425억원이다. 특히 이익잉여금 313억원을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의 연간 당기순이익은 40억원대지만 감가상각비를 반영한 연간 영업 활동 현금 창출 능력은 70억~80억원 수준이다.
자기자본의 70%를 투입하는 공격적인 M&A가 가능했던 이유로는 올해 초 진행된 IPO가 꼽힌다. 인수에 약 300억원을 투입하면 자본 총계가 125억원으로 줄어들어 부채비율이 400%를 웃돌게 되지만, IPO 자금 750억원이 올해 반영되면 부채비율이 70%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다.
덕양에너젠의 디케이엠이(DKME) 인수 배경에는 EPC 사업 고도화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국내 화학사들의 노후 수소 플랜트 교체 주기가 맞물리며 시장 확장이 예견되는 가운데, 석유화학·에너지 플랜트용 맞춤형 열교환기 제조 역량을 갖춘 디케이엠이를 인수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포석이다.
덕양에너젠은 원래 수소를 생산·공급하는 회사다. 석유화학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를 정제해 고순도 수소로 만든 뒤 정유사와 화학 회사에 공급한다. 매출의 약 80%는 파이프라인 공급에서 나오고, 튜브트레일러(11.8%), EPC(7.6%) 사업이 뒤를 잇는다.
다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실적의 핵심은 '샤힌 프로젝트'라는 분석이다. 윤철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덕양에너젠의 실적 가시성에서 중요한 것은 결국 샤힌 프로젝트의 진행"이라며 "공장이 시운전에 들어가는 7월을 전후로 실적 모멘텀이 강화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덕양에너젠은 극동유화와 5대5 합작법인(JV) 케이앤디에너젠을 설립해 에쓰오일에 15년간 수소를 공급하는 9조2000억원 규모의 '샤힌 프로젝트'를 단독으로 수주했다. 샤힌 프로젝트는 원유를 연료유로 정제하지 않고 열분해를 통해 석유화학 원료로 직접 전환하는 프로젝트로, 공정상 대량의 수소가 필요하다.
올해 초 IPO도 프로젝트에 필요한 자금 모집의 일환이었다. 덕양에너젠은 올해 1월 IPO를 통해 75만주를 발행해 총 750억원을 모집했다. 이 중 385억원은 울산과 대산에 출하 센터 건설에, 280억원은 케이앤디에너젠 증권 취득 자금에 활용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덕양에너젠이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서는 만큼 향후 시장 지배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수소 업계는 과점 구조를 이루고 있다"며 "샤힌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덕양에너젠의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정유·석유화학용 수소 시장은 어프로티움, 덕양에너젠, SPG수소 등이 과점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