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1분기 역대급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향후 주가 향방에도 시선이 쏠린다. 일반적으로 실적 발표 직후에는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주가가 조정을 받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번 달 초 어닝 서프라이즈를 낸 삼성전자의 경우 발표 당일에도 상승 마감에 성공했고, 이후 주가 역시 19만원대에서 22만원대까지 수직 상승하는 추세다. SK하이닉스(000660) 역시 이 같은 상승 흐름을 이어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날 전일 대비 0.16%(2000원) 오른 122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장 시작 전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37조610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05% 급증한 수치다. 매출 또한 전년보다 198% 증가한 52조5763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장 초반 주가도 기록적인 실적에 즉각 반응했다. 개장 직후 SK하이닉스는 126만7000원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하지만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하락 전환해 오후 한때 118만3000원까지 밀리기도 했으나, 장 막판 매수세가 유입되며 결국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지만, 증권가에서 기대했던 '영업이익 40조원에' 못 미치는 영업이익이 나오면서 주가가 상대적으로 힘을 쓰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는 36조3955억원이었다. 컨센서스는 넘겼지만, 최근 들어 증권가에서는 '영업이익 40조원'을 기대하는 등 파격적인 수치가 잇따라 나온 바 있다. 앞서 유안타증권은 1분기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으로 40조4000억원을 전망했다. KB증권과 삼성증권도 각각 40조원과 40조2000억원을 전망한 바 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의 뒤를 이어 상승세를 지속할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일반적으로 실적 기대감이 발표 직전까지 주가를 끌어올린 후, 당일에는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올해 삼성전자(005930)는 양상이 달랐다. 지난 7일 삼성전자는 1분기 잠정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대비 755% 급증한 수치인 데다 컨센서스를 50%나 상회하면서 주가는 오히려 탄력을 받았다. 실제 삼성전자는 실적 발표 당일 주가는 1.76% 오르며 19만6500원을 기록했다. 이후로도 꾸준히 상승세를 그리며 이날 22만대까지 올랐다.
성과급 충당 여부를 반영하면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사실상 컨센서스를 상회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SK하이닉스의 경우 영업이익의 10%를 연말 성과급으로 지급해야 하기에 이를 미리 비용으로 처리하는 성과급 충당금이 반영됐다"며 "이러한 일회성 비용 등을 제외한 수정 영업이익 기준으로 1분기를 바라보면 사실상 42조원을 기록해 실질적인 어닝 서프라이즈를 낸 것"이라고 했다.
앞으로도 반도체 대형주의 주가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우선 인공지능(AI) 사이클의 수혜가 계속될 수밖에 없고, 실적까지 뒷받침될 것이라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공급 부족을 겪고 있는데 공급도 수요도 변화가 없다"면서 "공급 부족도 해결되기 힘든데 수요의 감소도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AI 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를 지나고 있다"라며 "생성형 AI를 지나 에이전트 AI 시대로 들어왔기 때문에 앞으로 3~4년 이상 성장할 시기가 남아 있고 그 다음으로 피지컬 AI 시대가 남아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분기 실적을 저점으로 올해 4분기까지 실적이 계속 우상향할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흥국 시장 중에서 한국 시장이 수익성 대비 가장 저렴한 국가인 데다,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 대형주의 성장성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김 본부장은 "외국인 투자자가 신흥 시장에서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때 한국 시장이 현재 자기자본이익률(ROE) 수익성 대비 가장 싼 국가"라면서 "한국 시장을 편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빼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