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에서 화장품주(株)의 주가가 고공 행진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역대급 수출 실적이 나오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전통적으로 화장품 업계의 성수기로 꼽히는 2분기에 접어들면서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대표 종목의 목표 주가를 속속 올리는 추세다.
◇'쑥쑥' 오르는 화장품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섹터의 '대장주'인 에이피알은 22일 43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23만3000원이던 주가가 86.3% 폭등했다. 같은 기간 한국콜마는 6만5400원에서 8만7000원, 달바글로벌은 15만3200원에서 21만3000원으로 올랐다. 연초 대비 수익률도 따지면 각각 33%, 39%다. 이 외에도 코스맥스(22.2%), 실리콘투(20.4%) 등 올해 들어 업종 전반에서 랠리가 펼쳐졌다는 평가다.
화장품주가 강세를 보인 배경은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가 꼽힌다. 회사별로 보면, 에이피알의 실적 성장세가 가장 눈에 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에이피알은 올해 1분기 매출 5923억원, 영업이익 1439억원이 전망된다. 지난해 1분기 매출(2660억원)과 영업이익(546억원) 대비 각각 122.7%, 163.6% 폭증한 셈이다.
에이피알뿐이 아니다. 같은 기간 코스맥스는 매출이 12.1%, 영업이익은 10.3% 늘어날 전망이다. 달바글로벌의 경우 매출 43.2%, 영업이익 19.3% 증가하는 등 대표 종목들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이 같은 좋은 실적의 배경에는 해외 시장에서 커지는 'K뷰티'의 인기가 있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생활용품 기업들은 미국·유럽 시장 수출 호조에 힘입어 1분기 합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3%, 영업이익은 13.4% 증가할 전망이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한국 화장품 수출액 성장률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다"며 "지난달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4% 늘었고, 이달 1~10일 기준으로도 24%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이런 추세는 2분기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박종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분기 대(對)유럽 화장품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3% 늘었는데, 이런 흐름을 2분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올해 유럽이 한국 화장품 최대 수출 지역이 될 수 있는데, 대미국 화장품 수출 증가율이 전년 대비 30% 이상 회복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럽이 엄청난 약진을 보이고 있는 셈"이라고 했다. 그는 또 "2024년은 중국, 2025년 미국, 2026년 유럽으로 최대 수출 지역이 매년 바뀌는 K뷰티의 역동성이 인상적"이라며 "올해 화장품 수출 규모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당초 예상치인 15%를 훨씬 넘어 20% 이상도 가능해 보인다"고 내다봤다. 최근 들어 한국의 대중국 화장품 수출이 줄어드는 추세지만 미국과 유럽 시장으로 판로가 열리면서 전체 수출액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얘기다.
다만, 화장품 업계 안에서도 주력 품목에 따라서 희비는 엇갈리고 있다. 특히 파우더와 립스틱과 같은 '색조' 화장품 업체들은 올해 들어 수출 성적이 부진했다는 분석이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국내에서 스킨케어 등 '기초' 화장품 수출액은 지난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9% 늘어난 반면, 색조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에 그쳤다. 메리츠증권은 "다양한 인종과 피부색 때문에 국내 색조 화장품 업체의 서구권 진출은 어려움이 많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증권가 목표 주가도 줄상향
증권가에서는 화장품 업체들의 탄탄한 수출 성장세와 실적 개선 기대 속 목표 주가를 줄줄이 높여 잡는 분위기다.
신한투자증권은 에이피알의 목표 주가를 기존 35만원에서 50만원으로 올렸다. KB증권은 한국콜마의 목표 주가를 기존 대비 19.8% 올린 11만5000원으로 내걸었고, 메리츠증권은 달바글로벌과 코스맥스의 목표 주가를 각각 23만6000원, 27만원으로 상향했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수출액은 3월에 이어 4월 초에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1분기 화장품 업계 전반의 실적은 시장 눈높이에 부합할 전망이며 2분기 성수기를 앞두고 비중 확대 전략도 유효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