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던 광통신주가 최근 급락세로 돌아선 반면, 양자컴퓨팅 관련주는 급등하며 테마주 간 엇갈린 장세가 나타나고 있다. 시장에서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발언과 기술 발표가 코스닥 시장 내 테마형 투자 심리를 빠르게 뒤흔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자컴 '폭등'…젠슨 황 발언에 기대감 확산

최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미국 양자컴퓨팅 관련주가 일제히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양자컴 대표주인 아이온큐는 지난 13일 29.76달러에서 17일 44.68달러까지 50% 이상 상승했다. 같은 기간 디웨이브시스템(+46.9%), 리게티컴퓨팅(+28.6%), 퀀텀컴퓨팅(+29.8%) 등도 큰 폭으로 올랐다.

국내 시장에서도 관련 종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정보보호 기업 드림시큐리티는 전날까지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큐에스아이·알엔티엑스·엑스게이트 등 양자컴 부품주도 최근 큰 폭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상승세는 엔비디아가 공개한 양자컴 관련 기술 영향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는 지난 14일 양자 오류 정정 문제를 개선한 AI 모델 '아이싱(Ising)'을 공개했다. 해당 기술은 오류 정정 속도를 최대 2.5배, 정확도를 3배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양자컴퓨팅은 미세한 환경 변화에도 결과값이 흔들리는 높은 오류율이 상용화의 최대 걸림돌로 꼽혀왔으나, 이번 발표를 계기로 상용화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기대가 확산됐다. 특히 젠슨 황 CEO가 올해 초 "양자컴퓨터 상용화까지 최소 20년이 걸릴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번복한 점도 투자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광통신 '급락'…차익실현에 현실론까지

반면 최근까지 강세를 보이던 광통신주는 급락세로 돌아섰다. 16일 기가레인과 빛샘전자는 하한가로 마감했고, 빛과전자는 29.4% 급락했다. 대한광통신(-24.1%) 등 주요 종목도 20% 이상 하락했다.

광통신주는 앞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로 해저케이블 및 통신 인프라 수요가 부각된 데다, 젠슨 황 CEO가 지난달 'GTC 2026'에서 광통신을 차세대 인공지능(AI) 인프라 핵심 요소로 언급하면서 급등 랠리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쟁이 발발한 지난달 3일부터 16일까지 국내 증시 수익률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6개가 광통신 관련주로 집계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주가가 빠르게 꺾인 것으로 분석된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승 폭이 컸던 광통신 관련주에서 차익실현 흐름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실제 산업 현실과의 괴리도 지적된다. 이찬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광통신 기업 중 미국 AI 데이터센터에 납품하는 곳은 많지 않다"며 "일부 기업만 샘플 공급 단계에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광통신은 가격 지표가 없는 블랙박스 산업인 만큼 기대감이 과도하게 반영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코스닥 시장에서 특정 기술이나 발언 하나에 따라 자금이 빠르게 이동하는 '테마 순환 장세'가 반복되고 있는 만큼, 변동성 확대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단기 테마에 따른 급등락이 반복되는 만큼 결국 실적과 수주로 확인되는 기업만 살아남을 것이라는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