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실리콘밸리의 인기 신발 브랜드였던 '올버즈(Allbirds)'의 주가가 15일 하루 사이에 600%가량 폭등했다. 지난달 말 자산과 지식재산권을 3900만달러에 매각한 뒤 시장에서 사라질 것 같았던 올버즈가 화려하게 부활한 이유는 AI 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날 나스닥 시장에서 올버즈 주가는 16.99달러에 마감했다. 최근 2달러 동전주였던 것이 장중 23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올버즈는 "AI 컴퓨팅 인프라로 사업을 전환하고, 장기적으로 GPU 서비스 및 AI 기반 클라우드 솔루션 제공업체로 거듭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익명의 기관 투자자로부터 5000만달러 규모 대출을 받고, 회사명을 뉴버드 AI(NewBird AI)로 바꾸겠다고 했다. 회사는 "고성능, 저지연 AI 컴퓨팅 하드웨어를 확보하고 장기 임대 계약을 통해 접근 권한을 제공함으로써, 현물 시장과 하이퍼스케일러가 안정적으로 충족할 수 없는 고객 수요를 충족하고자 한다"고 발표했다. 돈을 빌려 데이터센터를 인수한 뒤, 이를 스타트업 등에 빌려줘 수수료를 받는 사업을 하겠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2016년 뉴질랜드산 초극세 울로 만든 '울 러너'라는 신발 단 한 종류로 시장을 흔들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신는 친환경 신발 기업으로 명성을 쌓았고, '환경 친화적'임을 자임하는 이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 시장에서는 한때 올버즈의 기업 가치를 40억달러로 평가하기도 했지만, 스타일·가격·기능성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퇴출 수순을 밟고 있었다.

FILE PHOTO: The Allbirds flagship store sign is seen in Manhattan, New York City, U.S., September 7, 2021. REUTERS/Shannon Stapleton/File Photo

하지만 AI 기업으로 깜짝 변신을 선언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게 된 셈이다. 소셜 미디어(SNS)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입소문을 타며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아 주가가 급격하게 변하는 일종의 '밈(Meme) 주식'이 됐다는 평가다. 주가는 떴지만 반응은 싸늘하다. 영 파이낸셜타임스는 "AI가 시대정신이긴 한 모양"이라며 "되도록 빨리 이 회사에서 도망치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