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일렉트릭이 액면분할 후 첫 거래일에 13% 급등하면서 투자자의 주목을 받고 있다. 통상 액면분할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것이 중론이나, 이번 LS일렉트릭의 사례는 이례적으로 강한 상승 탄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3일 LS일렉트릭은 전 거래일 대비 2만1600원(13.71%) 오른 17만9200원에 마감했다. LS일렉트릭은 액면분할로 인해 8~10일까지 거래가 정지되었다가 13일 거래를 재개했다.
액면분할은 자본금의 증자 없이 기존 주식의 액면가를 일정 비율로 나눠 유통 주식 수를 늘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액면가가 5000원인 주식 100주를 5대 1로 분할한다고 하면 액면가 1000원인 주식 500주가 되는 셈이다.
액면분할을 하면 유통 주식 수가 늘어나고 1주당 가격이 낮아져 유동성이 좋아지는 효과가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LS일렉트릭의 거래량은 액면분할 전 12만주 수준에서 13일 257만주로, 약 2042% 증가했다.
다만 액면분할만으로 기업가치가 달라지지 않아 액면분할만으로 주가 상승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액면분할은 1주를 여러 주로 쪼개는 것일 뿐, 실제적인 기업 가치 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과거 대표적인 액면 분할 사례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주가의 변화가 크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액면분할 후 거래 재개일에 2% 하락, 네이버는 0.7% 증가, 카카오는 0.45% 증가, 에코프로는 4.58% 증가에 그쳤다. 시계열을 6개월로 넓혀봐도 액면 분할 이후 주가가 상승한 경우는 카카오(9.1%)가 유일하다.
이에 반해 LS일렉트릭의 급등 폭은 13%로 큰 편이라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액면분할로 인해 주당 가격이 낮아지며 소액 주주의 접근성이 좋아진 데다, 전력 기기 부문에 대한 실적 기대감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고 분석한다.
김광식 교보증권 연구원은 "전력기기에 대한 주가 리레이팅이 본격화되는 국면"이라며 "액면분할을 앞두고 거래가 정지된 기간 동안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산일전기 등 동료기업들의 상승폭 15%를 소급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산일전기는 8~10일 동안 14%, HD현대일렉트릭은 12%, 효성중공업은 12.9% 상승했다.
증권가는 LS일렉트릭의 실적이 전력기기 부문을 중심으로 중장기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전력기기 부문의 2025년 매출액 비중은 101%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와 함께 변압기·배전 설비의 공급 제약이 이어지며 수급이 타이트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주요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수주를 확보하면서 밸류에이션 재평가도 진행 중이다.
특히 LS일렉트릭은 경쟁사 대비 사업 구조 차별성이 부각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과 효성중공업이 초고압 변압기 중심으로 성장해온 것과 달리, LS일렉트릭은 배전반·배전 기기 등 전력 분배 단계의 경쟁력이 높다. 김고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LS일렉트릭의 실적 개선 핵심은 배전 중심의 포트폴리오"라며 "데이터센터향 배전반 비중 확대는 실적 상향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초고압 변압기 부문에서 HD현대일렉트릭과 효성중공업 대비 상대적 열위에 있었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U자형 반등'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성종화 LS증권 연구원은 "경쟁사들이 미국 초고압 변압기 시장 호황을 바탕으로 2024~2025년 20~30%대 고성장을 이어가는 동안 LS일렉트릭은 상대적으로 성장세가 둔화됐다"며 "다만 2026년에는 경쟁사 성장률이 10%대로 정상화되는 반면 LS일렉트릭은 20%대 성장으로 반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LS일렉트릭은 변압기와 배전 제품 수주가 잇따르고 있다. LS일렉트릭은 북미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지난해 3분기 1382억원, 4분기 4598억원, 올해 2분기에는 미국 빅테크에서 1066억원 규모 수주를 따냈다. 배전 제품 역시 빅테크와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수주가 확대되며 상·하반기 각각 1625억원, 1905억원에 이어 전날 1703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LS일렉트릭은 5년 치 일감을 미리 확보해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발맞춰 생산능력(CAPA) 확대도 본격화되고 있다. LS증권에 따르면 초고압 변압기 부산 공장 증설로 생산 능력은 7000억원 수준으로 확대됐으며, 배전반 역시 8000억원 규모로 증설이 진행 중이다.
증권가의 목표 주가 상향도 잇따르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26만원 ▲대신증권은 110만원(조정 주가 22만원) ▲LS증권은 22만8000원 ▲NH투자증권 105만원(조정 주가 21만원)을 각각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