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발발 이후 관련 뉴스에 따라 주가 지수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롤러코스터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 달을 넘긴 전쟁이 국제 유가를 끌어올리면서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주요국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방향을 긴축으로 향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졌다.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를 줄이는 악재가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이번 주(4월 6~10일) 증시도 지난 주와 비슷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미국과 이란 양측이 협상을 벌이는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예상하지 못한 발언을 내놓으며 금융시장의 불안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주 코스피 지수는 현기증이 날 정도로 하루하루 큰 폭 급등락을 반복했다. 3월 30~31일 각각 3~4% 급락한 지수는 4월 1일 8% 넘게 폭등했다. 다음 거래일 다시 4% 넘게 폭락했다가 3일에는 3% 급등했다.

국내 증시가 급락한 지난 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뉴스1

이번 주 증시에 영향을 미칠 뉴스는 이란 전쟁 소식뿐이 아니다. 우선 그동안 강세장을 이끌어온 반도체 업종의 실제 성적을 확인할 수 있는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삼성전자(005930)가 7일, 올해 1분기 잠정 실적을 내놓을 계획이다. 3월 수출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기 때문에 삼성전자 실적이 얼마나 개선됐을지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린다.

8일에는 지난달 열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공개된다. 이란 전쟁이 발생한 뒤 처음 열린 FOMC에서 미 연준 위원들이 국제 유가 상승과 그 영향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10일 발표된다.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 국제유가가 지금 수준에서 빠르게 하락하지 않는다면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 심리는 더 높아질 수 있다"며 "주중 발표될 3월 FOMC 의사록에서는 연준 위원들이 이란 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 영향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다소 매파적(긴축적인 통화 정책 선호)인 분위기가 형성되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7일 올해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뉴스1

이 때문에 주식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보다 보수적인 전략을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전쟁 전까지만 해도 상반기 강세장을 전망했던 여의도 증권가의 시각은 크게 달라졌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전쟁이 종료된다면, 시장 참가자는 반색하겠지만 종전의 방식, 시점 판단 등은 미지의 영역"이라며 "공격적인 투자로 나서는 것은 아직 금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진국 중심으로 안전자산 포트폴리오를 두텁게 하고, 달러 포지션 확대 차원에서 위험 자산에 선별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실적 호조가 예상되는 IT 업종에 대해서는 투자를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NH투자증권(005940)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개월 전 대비 10% 상향 조정돼 현재 약 40조원 수준이다. 3월 수출액이 전년 3월 대비 50% 가까이 증가하면서 역대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고, 반도체 수출은 151% 증가하면서 3개월 연속 100%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또 높은 원·달러 환율 감안하면 반도체 등 수출 업종의 실적이 호조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수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등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1분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주가가 떨어질 때 IT 섹터의 비중을 확보하는 것을 추천한다"라고 말했다.

전쟁 결과와 상관없이 주가가 오를 수 있는 업종에 대한 관심도 크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방공시스템과 에너지 자립 수요는 전쟁 중에도, 전쟁 이후에도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며 "전쟁 이후 국가간 무기 재고 축적, 대응 방공시스템 구축 수요 관련 딜(거래)이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성장 인프라 관련 업종인 반도체·방산·전력기기·원전 업종에 대한 투자 비중을 높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