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중 한 곳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오는 24일 열리는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최윤범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를 권고했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ISS는 이날 고려아연 정기주총 의안분석보고서를 통해 이사 선임 방안과 주요 안건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ISS는 5명의 이사를 집중투표제로 선출하는 안건에 찬성 의견을 냈다. 이 경우 고려아연 측이 추천한 황덕남 이사회 의장과 미국 크루서블JV 측이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추천한 월터 필드 맥랠런 후보, 영풍·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이 추천한 박병욱·최병일·이선숙 후보 등 총 5명의 선임을 지지할 것을 권고했다.
반면 최윤범 회장의 이사 선임 안건에는 반대를 권고했다. 최 회장은 이번 정기주총에서 2년 임기의 사내이사 재선임 후보로 올랐다.
ISS는 보고서에서 최근 수년 간 고려아연의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을 언급하면서도 지배구조 이슈를 검토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회사 자금과 지분 구조가 최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됐다는 취지다.
ISS는 고려아연 사측의 자사주 매입 이후 유상증자 추진 시도, 영풍 측 의결권 제한을 둘러싼 상호주 관련 논란, 대규모 전략 투자 과정에서의 이사회 심의 절차 등을 사례로 언급했다.
ISS는 또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 비등기 명예회장에게 대표이사와 동일한 4배수 퇴직금 기준을 적용한 구조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며 관련 규정 개정안에 찬성을 권고했다. 두 명의 명예회장이 현직 회장의 가족이라는 점과 이들에게 지급되는 거액의 보수 구조는 글로벌 거버넌스 원칙에 부합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창영·최창근 명예회장은 각각 최기호 고려아연 창업주의 장남과 삼남이다. 과거 주총 승인 이력이 있다는 회사 측 주장에 대해서도, 승인 자체가 적정성을 자동으로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ISS는 현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견제와 균형의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이사들의 균형 있는 구성을 통해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ISS의 권고가 정기주총에서 스윙보터로 분류되는 투자자들의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은 의결권 지분 총 42.1%를, 최 회장 일가와 우호 주주인 한화·LG화학은 27.9%를 갖고 있다. 미국 JV의 지분율이 10.8%이며, 나머지 약 19%는 국민연금과 외국계 기관 등 스윙 보터의 몫이다. 그중 국민연금이 약 5%를, 외국계 대형 기관이 4% 안팎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는 국내외 개인 주주 및 기타법인이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