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 지정학적 갈등으로 코스피가 12% 내려앉은 국내 주식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반등 베팅'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국내 증시가 급락한 상황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오히려 레버리지 상품을 주워 담았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4일 개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F는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로, 매수액은 약 4458억원이었다.
2위에 오른 상품은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로 개인들은 434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TIGER 2차전지TOP10레버리지', 'KODEX 레버리지'가 뒤를 이었다. 두 상품 매수액은 각각 738억원, 546억원이다. 이날 하루에만 개인들이 레버리지 상품을 1조원 가까이 매수한 셈이다.
전날부터 개인들은 레버리지 상품을 사들였다. 3일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F는 코스피200지수 일일 상승률의 2배를 따르는 'KODEX 레버리지'로, 매수액은 약 4624억원이었다. 2위에 오른 상품은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로 개인들은 234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두 상품을 합한 순매수액은 약 7000억원이다.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들 코스피 지수를 반대로 추종하는 인버스 ETF는 대거 매도했다. 올해 초부터 코스피가 급등하면서 크게 물려 있던 개인이 중동발 악재로 하루 동안 지수가 급락하자 수익 실현 후 빠르게 매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날 개인들이 가장 많이 매도한 ETF상품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로 이날 하루에만 9101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이 같은 모습은 개인 투자자들이 이번 조정 국면을 '단기 조정'으로 인식하고, 코스피 반등 상황에 전략적으로 투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수 급락이 며칠만 이어져도 레버리지 상품의 손실 폭은 크게 벌어질 수 있어 투자 시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간밤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방어선'인 1500원을 돌파하고, 이날 정규장에서는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각각 11%, 9%씩 급락하기도 했다.
황산해 LS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6월 공습과 달리 대대적인 정권 붕괴와 교체가 목적인 만큼 갈등이 초단기에 종료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전쟁이 장기화되며 시장 환경이 달라질 경우도 고려할 경우 코스피 낙폭은 더 커질 거라고 전망했다.
황 연구원은 "중동 전쟁과 관련해서 인플레이션 압박, 인공지능(AI) 투자 지연 등 현재의 AI 투자 사이클을 근본적으로 건드리게 된다면 낙폭은 더 커질 수 있다"며 "현재 추정한 10~15% 낙폭 전제는 기존의 금리 동결 등 단기 이슈로 가정했을 때의 낙폭"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개인 투자자들의 전망과 달리 코스피 지수 급락이 장기화할 경우 반대매매(강제 청산)가 쏟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레버리지 상품의 경우 지수가 며칠만 추가로 급락해도 손실이 커지기 때문이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증권사 신용 대출을 끌어들이는 등 위험한 투자 행태가 많은 상황"이라며 "기관이 버텨주고는 있지만, 이미 너무 올랐다는 인식이 확산돼 있는 상태에서 전쟁이 나니 외국인들이 빠져나가고 다른 국가보다 지수 하락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