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코스피 지수가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에 7% 넘게 폭락하며 포인트 기준 역대 최대 낙폭을 갈아치웠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소식에 패닉 셀링(투매)이 이어지며 지수는 단숨에 6000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미국과 이란 전쟁 여파로 국내 증시가 급락한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52.22포인트(7.24%) 내린 5791.91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1988년 7월 12일 코스피 시장이 개설된 후 포인트 기준으로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종전 최대치는 274.69포인트 하락한 지난달 2일이었다.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에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가 지명된 데 따른 영향이었다.

하락률(7.24%)은 지난 2024년 8월 5일 이후 약 1년 7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2020년 이후 기준, 지난 2024년 8월 5일(–8.77%)과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였던 2020년 3월 19일(–8.39%) 다음으로 세 번째로 높은 하락률이었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 거래된 926개 종목 중 842개 종목의 주가가 하락했고 75개 종목만이 올랐다. 전체 상장 종목의 90%가 넘는 종목이 하락한 것이다.

코스닥 지수도 이날 전 거래일 대비 55.08포인트(4.62%) 하락한 1137.70에 마감했다. 1820개의 코스닥 시장 상장 종목 가운데 1543개가 내림세를 보였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전 거래일 대비 8.86포인트(16.37%) 급등한 62.98까지 오르며 지난 2020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상 50을 넘으면 변동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크다고 평가된다.

조아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초부터 2월까지 코스피는 48%, 코스닥은 29% 오르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시총 상위 종목이 강세를 이끌며 차익실현 압력이 높아진 상황이었다"며 "한국 수입 원유의 약 7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기 때문에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다"고 했다.

이번주에 증시 변동성이 더 커질 가능성도 아직 남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4일 발표 예정인 미 2월 ADP 민간고용, 6일 발표 예정인 미 2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연준의 금리 결정 방향성에 또 한번 영향을 미치며 이번주 증시의 변동성 확대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