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투자 전용 장외거래소(유통플랫폼) 예비인가 경쟁에서 KDX(한국거래소) 컨소시엄과 NXT(넥스트레이드) 컨소시엄이 최종 선정됐다. 심사 과정에서의 공정성 문제 등을 제기했던 루센트블록은 사업계획과 자기자본 등의 항목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으며 탈락했다.

13일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고 '수익증권 장외거래중개업 예비인가'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외부평가위원회 심사에 따르면 NXT는 750점, KDX는 725점을 획득했고, 루센트블록은 653점에 그쳤다.

금융위원회 전경. /뉴스1

단, NXT 컨소시엄에 대해선 앞서 루센트블록이 제기한 기술 탈취 문제가 있다. 이를 반영해 금융위는 공정거래법에 따른 공정거래위원회의 행정조사가 개시되는 경우 본인가 심사 절차가 중단된다는 조건부로 승인이 이뤄졌다.

고영호 금융위 자본시장과장은 "기술 탈취 여부도 심사 과정에 포함됐고, 외평위는 기술 탈취가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며 "공정위의 판단은 다를 수 있으므로 조건부 예비인가를 했고, 만약 결격 사유 발생 시 인가 정책을 재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샌드박스 플랫폼과 달라"

금융위는 이날 19장 분량의 자료를 배포하고, 외평위 점수 결과까지 상세히 공개하며 별도 브리핑까지 진행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해당 사안을 직접 언급하고, 정치권에서도 다뤄진 점을 의식한 대응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예비인가 안건이었던 조각투자 장외거래소의 경우, 규제 샌드박스에서 이뤄진 유통 플랫폼과는 크게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장외거래소는 자본시장의 인프라로서 공정한 시장 질서 및 투자자 보호를 위한 충분한 역량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발행 증권업 스몰라이센스는 자본 요건 10억원, 전산 전문인력 2명 등 기존 투자중개업 기준과 유사하다. 반면, 장외거래소는 자기자본 기준 60억원에 매매체결 전문인력 1명, 전산 전문인력 8명 등으로 강화됐다.

금융위원회 제공

약 5년간의 샌드박스 사업 기간 중 조각 투자 유통시장은 연간 1억5000만원 정도의 수수료 수익이 발생하는 소형 시장이었던 점도 차이가 크다.

금융위는 "장외거래소의 경우 이미 발행된 증권을 중개하는 것이므로, 기초자산·조각투자에 대한 전문성보다는 안정적 주문처리와 거래 체결, 결제 연동 및 불공정 거래 예방 등이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 평가 '3위' 루센트블록, 자기자본·사업계획 등 부족

무엇보다 외평위의 채점표가 결정적이었다. 루센트블록은 1위인 NXT와 97점, 2위와도 72점 차이가 났다. 점수 격차는 자기자본과 사업계획, 이해 상충 방지 체계에서 특히 컸다. 자기자본의 경우, 루센트블록의 자본은 타사 대비 현저히 적고, 출자금 조달 방안 및 비상 자금 조달 계획의 실현 가능성이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었다고 봤다.

외부평가위원회의 수익증권 장외거래중개업 평가 항목 및 배점. /금융위원회 제공

사업계획은 루센트블록이 기존 혁신사업자로 유통 플랫폼에 대한 경험이 있으나, 장외거래소 운영에 대한 장기적 전략이 미흡하고, 법령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또 외평위는 루센트블록의 최대 주주 및 특수 관계인 지분이 51%로, 장외거래소 지배구조에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

정례회의 이후 이뤄진 브리핑에서 고 과장은 향후 루센트블록의 경영 방향에 대해 "회의 직후 루센트블록에 발행 인가 신청 의사를 확인했고, 신속하게 사후 처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루센트블록이 발행 인가를 받으면 현재 방식의 사업 모델을 계속할 수 있다. 단, 장외거래소가 열리면 유통 업무는 금지된다. 발행 인가를 신청하지 않는다면 지난해 루센트블록이 제출한 미인가 시 정리 계획에 따라 부동산신탁사가 수익자 총회 등을 거쳐 부동산 관리, 매각, 수익 배분 등을 진행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