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자산 시장의 무게중심이 부동산에서 증시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5300선을 돌파하는 등 연일 '광풍'에 가까운 강세를 이어가면서, 국내 증시 시가총액이 주택 시가총액의 70% 수준까지 추격했다.
5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4일 기준 코스피 시장 시가총액은 4439조원,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은 630조원으로 나타났다. 두 시장의 시가총액을 합하면 5069조원에 이른다.
올해 들어 코스피·코스닥 시가총액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달 2일 기준 코스피 시장 시가총액은 3559조원, 코스닥 시장은 516조원으로 4075조원이었다. 불과 23거래일 만에 1000조원 가까이 증가하며 5000조원을 넘긴 것이다.
올해 들어 국내 증시 불장이 이어진 덕분에, 코스피·코스닥 시가총액과 주택시가총액의 격차도 대폭 줄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024년 말 기준 주택시가총액은 7158조원으로 집계됐다. 주택시가총액은 우리나라 전체 주택 가격의 총합을 뜻한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코스피·코스닥 시가총액은 '집값 시가총액'의 71% 수준까지 올라왔다.
2024년 기준 코스피·코스닥 시가총액은 2303조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주택시가총액의 32%에 불과했다. 지난해 부동산 시장 회복세에 따라 주택 시가총액 역시 일정 부분 상승했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증시의 폭발적인 랠리가 이를 압도하면서 두 자산군 사이의 격차는 크게 좁혀졌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가파른 시총 증가는 '부동산 불패'에 의존하던 가계 자산 구조가 주식 등 위험 자산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20여 거래일 만에 1000조원이 불어난 것은 과거 유례를 찾기 힘든 폭발적인 성장세다.
다만 이상헌 iM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코스피·코스닥 시가총액이 빨리 늘어났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지속가능성"이라며 "미국 증시가 하락하는 중에도 개인 순매수와 개인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를 통해 국내 증시가 상승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은행에서 증시로의 머니무브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기준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643조2634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말 674조84억원 대비 30조7450억원 줄어든 수치다. 반대로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2일 110조원을 돌파하는 등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