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11월 6일 13시 31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지만 그룹의 광고 사업을 책임지는 이노션(214320)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광고 산업의 업황 부진과 함께 지난 10년간 지분을 보유했던 주요 투자자가 손실을 감내하고 대규모 매도에 나서면서 오버행(대규모 잠재 매도 물량) 우려가 커진 탓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노션의 주요주주 'NHPEA4 하이라이트 홀딩스(NHPEA)'는 올 들어 여섯 번째 지분 매각에 나섰다. 올해 1월 10일 시간 외 대량 매매(블록딜)를 시작으로 지난달 24일까지 연달아 지분을 처분하고 있다. 이에 따라 NHPEA의 지분율은 기존 18%에서 12.5%로 줄었다. NHPEA는 모건스탠리PE가 투자 목적으로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서울 강남에 있는 이노션 본사 전경./이노션

모건스탠리PE는 지난 2014년 스탠차드차타드은행(SC은행)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이노션 지분 20%를 인수해 지금까지 보유해 왔다. 당시 함께 투자했던 기관들은 보호예수 기간이 끝난 뒤 대부분 지분을 정리했으나, 모건스탠리PE는 NHPEA를 통해 당시 인수한 지분을 올해 초까지 그대로 보유했다. 지난 10년간 지분율 변화는 상장 당시 신주 발행으로 지분이 희석되면서 18%로 감소한 것이 유일하다.

그런데 10여년 만에 NHPEA까지 지분 매각에 나서면서 오버행 우려가 주가를 더 끌어내리는 모습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모건스탠리의 기본 투자 기간은 10년으로, 장기 투자를 기본 전략으로 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더 들고 있어도 주가가 반등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손실을 감수하고 지분 매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노션 주가는 NHPEA가 처음 투자할 당시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2014년 비상장이었던 지분 가치는 2000억원으로 평가됐으나, 현재 주가 기준으로는 약 1200억원에 불과하다. 이노션 주가는 상장 초기 4만원을 넘기도 했지만, 이후 주가 부진이 이어지면서 현재 1만7000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NHPEA가 손실을 감수하고 10년 만에 지분 정리에 나선 배경에 대해 '10년 투자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모건스탠리PE의 앞선 투자 사례를 보면 이노션도 10년의 장기 투자 끝에 손절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앞서 모건스탠리PE는 지난 2011년 놀부부대찌개, 놀부보쌈족발 등 가맹 사업을 하는 프랜차이즈 '놀부'를 인수했으나, 11년 만인 2022년 손절했다. 모건스탠리PE는 당시 1114억원에 놀부 지분 100%를 인수했으나, 코로나 사태 이후 지분 절반 정도를 약 200억원에 매각했다.

모건스탠리PE는 2014년 쌍용C&B와 모나리자를 보유한 MSS홀딩스도 10년 만인 지난해, 인도네시아 제지회사인 아시아펄프앤드페이퍼(APP)에 매각했다. 모건스탠리PE가 10년 이상 투자한 기업도 있지만, 이노션의 경우 주가 상승 기대가 크지 않은 만큼 지분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 관계자들은 앞으로도 NHPEA가 가진 지분이 계속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노션의 특수한 지배구조를 고려했을 때 다른 투자자에게 지분을 통째로 넘기기보다는 시장에 매각하는 게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다.

현재 이노션의 최대 주주는 17.69%의 정성이 고문이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현대차 정몽구 재단 등 특수관계인을 더하면 우호 지분 28.75%를 확보하고 있다. NHPEA는 2대 주주에 올라 있다. NHPEA 지분을 다른 투자자에게 넘긴다면 이노션의 경영권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당초 이노션은 현대차그룹 오너 일가의 개인 회사로 시작했다. 그런데 오너 일가가 승계 자금 마련과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해 일부 지분을 매각했다. 당시 모건스탠리는 오너 일가의 우군으로 나서 지분을 인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