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 3600선을 넘으며 강세를 보이자, 코스피를 추종하는 주가연계증권(ELS) 발행도 급증했다. 지수가 급등하면서 조기 상환이 잇따랐는데, 돈을 돌려받은 투자자 상당수가 비슷한 구조의 ELS에 다시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은 '고위험-고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를 겨냥한 상품이나 리스크 방어에 집중한 상품 등 차별화된 ELS를 내놓으며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다.
다만 ELS는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구간을 유지할 때 가장 유리한 원금 비보장 투자 상품이기 때문에, 지수가 예상치 못하게 급락할 경우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1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3개월(7월 11일~10월 10일)간 발행된 2462개 ELS 가운데 코스피2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포함한 상품이 1310개로 가장 많았다. 이는 전체 발행금액 5조5428억원 중 3조5092억원(63.3%)을 차지한다. 전년 동기(2조7358억원) 대비 7734억원(28.3%) 증가한 규모이기도 하다.
ELS는 만기까지 기초자산 가격이 정해진 가격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면 원금과 이자를 주는 파생상품이다. 만기는 통상 3년이고 6개월 단위로 기초자산을 평가하는데, 조기 상환 기준을 충족하면 원금과 이자를 지급한다. 만약 만기 전까지 기초자산 가격이 기준 가격 아래로 떨어지면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유럽 대형주 지수인 유로스톡스50과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ELS 기초자산 1, 2위였다. 그런데 최근 증시가 오르자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가 상반기 3위에서 빠르게 치고 올라왔다.
미국 금리 인하가 시작되고 국내외 증시가 반등하며 ELS 수요가 회복된 영향이다. 특히 하반기 들어 국내 증시가 급등하자,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한 ELS가 대거 상환됐다. 이에 자금을 롤오버(만기 연장)하려는 투자자들이 새로 발행된 비슷한 구조의 ELS로 대거 갈아탄 모습이다.
올해 하반기(7월 1일~ 10월 10일) 가장 많이 상환된 ELS는 코스피200, S&P500, 유로스톡스5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이다. 총 887개, 2조6816억원 규모다. 지난해 같은 기간 세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가 732개, 1조9898억원 규모로 상환된 점과 비교하면 상품 수(21%)와 상환액(35%) 모두 증가했다.
코스피200을 단일 추종하는 84개의 ELS도 이 기간 993억원 규모로 상환됐다. 평균 투자 기간은 8개월로, 평균 설정 만기인 36개월과 비교해 조기 상환된 경우가 많았다. 연 환산 수익률은 6.15%인데, 이 기간 코스피200(22.3%)과 코스피(17.5%) 지수 상승률과 단순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증권사 입장에선 투자 심리가 좋을 때 관련 ELS 판매량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 증권사들은 투자자들의 수요를 반영해 전략적으로 상품 구조를 바꿔 출시하고 있다.
신영증권(001720)은 상환 조건을 강화하며 리스크 방어에 집중했다. 이달 2일 신영증권은 코스피200을 단일 기초자산으로 한 '플랜업12534' ELS를 목표 수익률 연 5.8%, 녹인(손실) 기준은 기준가격의 55%로 설정해 발행했다.
지난 3월 신영증권은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한 '플랜업12534' ELS를 연수익률 5.5%, 녹인 기준 55%로 설정한 바 있다. 녹인 기준이 같은데 수익률은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상승했다. 다만 조기 상환 기준은 최초 기준가의 90%(6·12개월), 85%(18·24개월), 80%(30·36개월)에서 95%(6개월), 90%(12개월), 85%(18·24개월), 80%(30개월), 75%(36개월)로 전반적으로 높아졌다.
NH투자증권(005940)은 고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를 겨냥했다. 지난 2일 NH투자증권은 코스피200지수와 SK하이닉스(000660) 보통주를 추종하는 24135호 ELS를 내며 목표 수익률 연 16.1%, 녹인 기준 45%로 설정했다. 올해 1월 같은 구조의 ELS를 연수익률 12.3%, 녹인 기준 40%로 출시한 것과 비교해 녹인 기준을 완화하고, 수익률을 대폭 높였다.
그러나 ELS에 투자할 때 기초자산 가격이 많이 오른 상황이라면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높은 가격 수준에서 가입하면, 이후 가격이 조정될 경우 손실 가능성도 함께 커지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ELS 녹인 구간은 기준가격의 50% 내외다.
코스피가 갑자기 반토막나는 일은 흔치 않겠지만, 기초자산이 두세 개 이상인 상품은 그중 하나만 크게 떨어져도 문제가 생길 수 있기에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