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현행 50억원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한 이후 금융·증권주가 급등했다. 정부의 증시 활성화 의지가 재확인된 영향인데, 단기간 급등한 만큼 주가 조정에 베팅하는 공매도 거래도 동시에 늘었다.

일러스트=챗GPT달리3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공매도 거래 상위 10개 종목 중 4개가 금융·증권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매도 거래량 기준으로는 하나금융지주(086790)가 52만707건으로 2위에 올랐다. 우리금융지주(316140)가 48만5377건으로 3위, 미래에셋증권(006800)이 36만7291건으로 4위, BNK금융지주(138930)가 31만3072건으로 6위로 집계됐다. 10위권 밖에도 NH투자증권(005940)이 11위, SK증권(001510)이 17위, 신한지주(055550)가 21위에 오르는 등 금융·증권주에 공매도 거래가 쏠리고 있다.

공매도 비중으로 따져봐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난다. 하나금융지주가 32.42%로 더블유게임즈(32.76%)에 이어 공매도 비중 30%를 넘어섰다. JB금융지주(175330) 23.86%, BNK금융지주 22.95%, 기업은행 20.1%, 우리금융지주 17.94%, 신영증권 16.87%에 대한 공매도 비중도 높은 수준이다.

금융·증권주가 단기간 급등하면서 공매도 수요도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증권주는 정부가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인 대주주 요건을 현행 50억원으로 유지하기로 한 이후 다시 급등세를 보였다.

국내 주요 상장 증권사로 구성된 KRX증권지수는 지난달 말 대비 16% 상승해 KRX 주가 지수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개별 종목 중에도 한국금융지주, NH투자증권, 키움증권, 부국증권 등이 이달 10%대 올랐다. 업종별 상위 300개 기업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KRX300 금융지수도 이달 들어 7.79% 오르며 KRX300정보기술(11.15%) 다음으로 높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자본시장 활성화에 대한 국민적 열망과 함께 대주주 기준 유지가 필요하다는 당의 입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으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상승세가 지나치게 가파르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주주 요건 기준 완화가 장기적인 정책 호재라기보다 단기적인 주가 상승 요인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시각을 가진 투자자들은 주가가 급등한 금융·증권 업종에 공매도를 집중하면서 조정 가능성에 베팅하는 모습이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주주 요건 완화가 금융지주, 증권사에 호재로 작용하기는 하겠으나, 직접적으로는 대주주 주식 비중이 큰 일반 상장사가 더 큰 혜택을 받을 것"이라며 "단순 정책 호재로 투자하기보다는 실질적인 수혜 가능성을 따져 보고 투자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