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 /고려아연 제공

고려아연(010130)의 해외 기관 투자자인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캘퍼스)와 캘리포니아교직원연금(CALSTRS·캘스터스)이 오는 23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의 핵심 의안인 집중투표제 도입안에 반대했다. 그 중 캘퍼스는 미국 최대 공적기금이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캘퍼스와 캘스터스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고려아연 임시주총 의안에 대한 표결 결과를 공개했다. 두 곳 모두 1-1호 의안인 '집중투표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의 건'에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기관은 최윤범 회장 측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7명 전원에 대해서도 반대했다. MBK파트너스-영풍 측 이사 후보 중 4명에 대해서만 선임을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표결은 지난 9일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내놓은 권고와 일치한다. ISS는 기관 투자자들에게 보낸 고려아연 임시주총 의안분석 보고서에서 집중투표제 도입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ISS는 "일반적으로 집중투표제는 소수주주에게 혜택이 가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이번 경우에는 MBK·영풍 측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개혁들을 희석시키는 의도치 않은 결과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밝혔다.

ISS는 또 최 회장 측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7명 전원에 대해 반대하기도 했다. 고려아연의 거버넌스 개선을 위해 이사회에 최 회장 측 이사진이 추가되서는 안되며, MBK-영풍 측 후보들이 이사회에 참여해야 한다는 점을 명시했다.

국내 의결권 자문사 한국ESG기준원 역시 14일 집중투표제의 도입에 반대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이사 후보들 중에서는 MBK-영풍 측 후보 7명에 대해서만 찬성했다.

캘퍼스는 캘리포니아 공공 부문 근로자의 연금을 관리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이다. 운용 자산 규모는 2022년 기준 미화 4630억달러였으며, 미국에서 가장 큰 공적 연기금이다. 캘스터스는 캘리포니아의 교사와 교육자를 위한 연금이다. 2022년 기준 3070억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미국에서 두번째로 큰 공적 연기금이다.

두 기관은 공통적으로 책임투자 원칙을 도입하고 연금 운용의 투명성과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캘터스는 지난 1984년 기업지배구조 개선 프로그램을 도입한 이래 책임투자 원칙을 실천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