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처음으로 코스피·코스닥지수가 2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다만 정치적 불확실성은 여전히 잔존하는 가운데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쿼드러플 위칭데이(Quadruple Witching Day·네 마녀의 날)'까지 앞두고 있어, 변동성이 큰 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11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02%(24.67포인트) 오른 2442.51로 마감했다. 이날도 국내 기관이 유가증권시장에서 1755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외국인은 1413억원 매도 우위였고, 장 초반 '사자'에 나섰던 개인도 1209억원 '팔자'로 돌아섰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4.33포인트(2.17%) 오른 675.92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에선 개인이 1095억원 순매수했다. 전날 국회에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법안이 통과한 것이 투자 심리에 도움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외국인과 국내 기관은 각각 741억원, 368억원 순매도했다.
두 지수 모두 전날에 이어 이날도 오름세를 보였다. 비상계엄 선포·해제로 시장이 흔들린 이후 처음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선 상장사 중 812개(86.6%)가 강세였고, 코스닥시장에선 1466개(86.7%) 종목의 주가가 올랐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혼조세를 나타냈다. NAVER(035420)는 외국인과 국내 기관의 동반 매수세에 힘입어 4% 넘게 상승 마감했다. SK하이닉스(000660), 셀트리온(068270), 기아(000270), KB금융(105560) 등도 주가가 올랐다. 삼성전자(005930)는 보합이었고, LG에너지솔루션(373220),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현대차(005380) 등은 전날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
코스닥시장에선 알테오젠(196170), 에코프로(086520), 리가켐바이오(141080), 엔켐(348370) 등이 하락 마감했다. 에코프로비엠(247540), HLB(028300), 휴젤(145020), 클래시스(214150) 등의 주가는 올랐다.
양대 지수가 이틀 연속 상승하긴 했지만, 이 같은 오름세가 앞으로도 계속될 지는 불분명하다. 당분간 주식 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요인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날 밤 미국의 11월 CPI가 발표된다. 오는 18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2월 정례회의가 열리는 만큼, 시장 참여자들은 물가가 얼마나 올랐을지 주시하는 분위기다.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종합(Headline) CPI가 지난해 동기 대비 2.7% 올랐을 것으로 추정했다. 식품·에너지 가격 등을 제외하고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Core) CPI는 같은 기간 3.3% 상승했을 것으로 봤다. 지난 10월과 비교할 때 높거나 같은 수준이다.
박승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11월 CPI가 당장 다음 주 열리는 FOMC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겠지만, 예상치에서 크게 벗어나면 '기준금리 2~3회 인하'를 반영 중인 2025년 금리 예상 경로가 변화하면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오는 12일에는 '네 마녀의 날'까지 앞두고 있다. 네 마녀의 날은 주가지수 선물·옵션, 개별 주식 선물·옵션 등 네 가지 파생상품의 만기일을 뜻한다. 투자자들이 만기가 찾아온 선물·옵션 계약을 청산하고, 새로운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거래량이 늘어날뿐더러 주가 변동성도 커진다.
윤 대통령의 거취에 대한 정치적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오는 14일에 다시 한번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불확실성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까지 강한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증시가 저점을 확인했다는 점에서는 그래도 고무적"이라며 "주가지수가 불안 심리에 따라 등락을 이어가며 저점을 다지는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