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Midjourney

지난 7거래일간 연속 하락세를 보였던 코스피가 12일 전날보다 2.34% 상승한 2572.09로 거래를 마쳤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 AI(인공지능) 거품론 등으로 약세를 보였던 코스피가 8거래일 만에 반등한 것이다. 국내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가 2.16% 오르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코스닥도 3.05% 상승한 731.03으로 끝났다.

하지만 이날 깜짝 반등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국내 증시에 영향을 줄 변수가 많이 남아있다. 다가올 추석 연휴 기간의 증시 휴장, 미국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할 18일 연방준비제도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11월 5일 미국 대선 등의 이벤트가 연이어 대기 중이다.

대형 변수가 산적한 장세에서 투자자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증시 전문가들은 “현재는 변동성이 강해 다소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FOMC 결과가 발표된 이후에도 미 대선 승부의 윤곽이 잡히기 전까지 변동성 높은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과거 5년간 추석 연휴 직후 장 어땠나

그동안 추석 연휴 직전과 직후 국내 증시 상황을 비교했을 때, 상하방 방향성은 뚜렷하지 않았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추석 연휴 직후 첫 증시 개장일의 코스피 종가를 비교해보니, 세 차례는 1.3~2.7% 상승했다. 하지만 2023년과 2021년 추석 연휴 직후에는 각각 2.41%, 0.41% 하락했다. 코스닥도 같은 패턴을 보였다.

그래픽=김성규

이번 추석 연휴 직후 장세는 더욱 복잡하다. 오는 18일(한국 시각 19일 새벽)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출 가능성이 크다. 금리 인하 폭이 ‘빅컷’(0.5%포인트 하락)까지는 아닐 것으로 예상되지만, 확정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아직 불확실성이 남아있다.

◇“FOMC 금리 인하 폭, 증시 모멘텀 되긴 부족”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곧 진행될 FOMC에서 단행될 금리 인하 폭과 점도표가 중요하다”며 “정상화 차원에서 0.2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는 주식 시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겠지만, 고용 악화나 경기 침체 대응을 위해 급격하게 금리를 인하한다면 오히려 불안감이 조성될 것”이라고 했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추석 전에 자금 수요가 있어 차익 실현이 일어나고 추석이 지나면 안정되는 경향이 있지만 올해는 다르다”며 “올해는 저점이 1~2개월 더 밀릴 수 있다”고 했다. 미 대선 결과에 따라 원자재·신재생에너지·2차전지 등 증시 주도주(株)들이 바뀔 수 있고, 내년 시행 예정인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논란도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미 연준의 금리 인하도 인하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증시에 새 모멘텀이 되기엔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역사적으로 미국 대선이 있던 해의 9~10월 주가는 좋지 않았지만 대선이 끝나고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회복세를 보여왔다”고 했다. 윤 센터장은 “엔비디아나 MS 등의 대형 기술주들은 현재 주가 바닥세를 다지고 있는 중”이라며 “앞으로도 성장이 지속될 AI(인공지능) 테마 종목들에 대해서는 10월 정도부터는 분할 매수를 고려해볼 만하다”고 했다.

◇“10월 말~11월부터 상승 기대감”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증시가 상승세로 전환하려면 경제 지표와 기업 실적 확인이 필요하다”며 “지난달 엔비디아가 발표한 실적이 모든 우려를 날릴 만큼 강력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다만 김 본부장은 “투자자들은 올 4분기 초중반인 10월 말~11월쯤이 되면 상승 기대감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미국 금리 인하가 10월 경제 지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대선 전 억제됐던 대규모 투자와 고용이 선거 이후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 기업 밸류업(가치 제고) 정책이 본격화할 가능성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김 본부장은 “4분기부터 밸류업 정책이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부상할 경우 관련 금융상품이나 ETF 출시, 일부 연기금의 BM(벤치마크) 변경 논의 등이 이어지며 금융 및 소비재 분야 강세를 좀 더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