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권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적자를 지속했다. 여신 축소와 대손충당금 증가에 적자 규모는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늘어났다. 30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상반기 전국 79개 저축은행은 총 3804억원의 순손실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965억원 순손실에서 2839억원 급증한 것이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시내 한 저축은행.

금융감독원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권고치에 미달한 저축은행 4곳에 자본 조달 계획을 요구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상반기 결산 공시 기준 BIS 자기자본비율(BIS 비율)이 권고 기준에 미달한 상상인·상상인플러스·라온·바로저축은행 등 4곳에 자본 조달 계획을 요구했다. BIS 비율은 금융회사의 자기자본을 대출·지급보증·투자금 같은 위험 자산으로 나눈 값인데 은행, 저축은행들이 얼마나 외부 충격에 강한가를 측정하는 지표다. 저축은행은 자산 1조원 이상의 경우 8%, 1조원 미만의 경우 7%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는 규제를 받는다.

다만, 금감원은 이보다 각각 3%포인트 높은 11%와 10%를 권고 기준으로 설정하고 있다. BIS 비율이 권고 기준 밑으로 떨어질 경우, 금감원은 경영 개선을 위해 자본 확충 방안·유상증자 계획·재무구조 관리 방안 등을 담은 자본 조달 계획을 요구할 수 있다. 상황이 더 악화돼서 BIS 비율이 규제 기준에 미달하면 금융 당국이 적기 시정조치를 취할 수 있다. 자본조달계획 요구는 그 정도로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최근 저축은행 업권을 두고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과 경기 침체 지속 등으로 자산 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올해 상반기(1∼6월) 저축은행업권은 3804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연체율도 8.36%로 올랐다. 또 금감원이 자본조달계획을 요구하고 나선 건, 저축은행에 대해 리스크를 관리하라는 압박을 넣는 것이다. 다만, 저축은행업권의 BIS 비율은 올해 상반기 기준 15.04%로 전년 말(14.35%)보다는 상승하며 전반적으로는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저축은행 경영 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자산 1조원 이상 저축은행 중 BIS 비율이 권고치(11%)를 하회한 곳은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9.72%), 상상인저축은행(10.45%), 바로저축은행(10.67%)이다. 자산 1조원 이상 저축은행의 경우 BIS 비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지면 예금보험공사의 단독 조사를 받을 수 있는데,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이 이 조건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온저축은행(9.01%)도 자산 1조원 미만 저축은행 중 권고치(10%)를 충족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