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9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연합뉴스

‘검은 월요일’로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폭락하면서 빚투(빚내서 투자) 물량이 2조원 이상 줄어들었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7조126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달 1일(19조5160억원)보다 2조3892억원 줄어든 수치다.

신용융자란 투자자가 자금의 일부만 내고 나머지는 증권사로부터 대출을 받아 주식을 사는 거래를 뜻한다

신용융자의 감소는 지난주 지수가 폭락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5일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번지면서 5일 코스피 지수는 8.77%, 코스닥 지수는 11.30% 급락했다. 이후 이어지는 거래일에서 지수는 소폭 상승하긴 했지만 5일의 하락분을 회복하긴 역부족이었다.

코스피 시장에서만 1조1119억원의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줄었다. 8일 기준 코스피 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9조8132억원으로, 지난 3월 이후 5개월 만에 10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신용융자에 의한 반대매매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초단기 외상인 미수거래 반대매매 규모는 6~8일 777억원을 기록했다. 반대매매란 빌려서 투자한 주식의 가격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투자자는 담보를 추가로 납부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을 때 증권사가 투자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주식을 팔아 빌려준 돈을 회수하는 것이다.

특히 검은 월요일 바로 다음 거래일인 6일 미수금 반대매매 금액은 433억원으로, 지난해 11월 영풍제지 사태 이후 최고치였다.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5일 59조4867억원이었으나 8일엔 55조1217억원으로 떨어졌다.

반대로 국내 주식형과 채권형 펀드에 자금이 몰렸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동안 국내 주식형 펀드에 7730억원, 국내 채권형 펀드엔 1조3481억원이 유입됐다.

다만 자금 유입이 수익률로 이어지진 않았다. 해당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마이너스(-) 9.42%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