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경기 침체 공포에 국내 양대 지수가 나란히 8% 이상 급락하면서 코스닥 시장과 코스닥 시장에 동반 서킷브레이커(CB) 1단계가 발동된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34.64포인트(8.77%) 내린 2,441.55, 코스닥 지수는 88.05포인트(11.30%) 내린 691.28에 장을 마감했다.

5일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 등으로 한국 증시가 폭락하며 최악의 하루를 경험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8.77% 내린 2,441.55, 코스닥은 11.30% 내린 691.28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는 장중 한때 286 포인트(10.8%) 하락하며 2400선이 깨지는 등 역대 최대 하락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주가가 급락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주식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CB) 1단계도 발동됐다.

거래소는 5일 오후 2시 14분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지수)이 전일 대비 8.10% 하락해 시장의 매매거래가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CB) 1단계가 발동됐다”고 밝혔다. 앞서 코스닥 지수도 전일종가지수 대비 8% 이상 하락(1분간 지속)해 서킷브레이커 1단계가 발동됐었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선언 당시인 2020년 3월 이후 4년 5개월 만이다. 코스피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역대 6번째, 코스닥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역대 10번째다.

삼성전자는 전장 대비 10.30% 하락하며 7만1400원, SK하이닉스는 9.87% 하락하며 15만6100원, 현대차도 8.20% 하락한 22만4000원에 마감했다.

이는 미국의 경기 침체 전망과 중동 확전 가능성에 직격탄을 맞은 ‘패닉셀(공황매도)’에 의한 ‘블랙 먼데이’의 현실화다.

패닉셀이란, 시장에 갑작스러운 악재가 끼면 투자자들은 투자원금 이상의 어마어마한 손해를 볼 지도 모른다는 미지의 공포에 휩싸여 가진 주식·채권 등을 팔게 되고, 이는 다른 투자자들로 하여금 연속적인 매도를 촉발시켜 급격한 하락장을 만드는 것이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연주

이날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주식시장 전체가 패닉셀로 인한 블랙 먼데이를 기록하고 있다.

5일 일본 도쿄 증시의 닛케이 지수는 전장 대비 12.40% 하락한 3만1458.42로 주저 앉으며 아시아 증시의 손실을 주도했다. 토픽스 지수도 12.23% 하락한 2227.15로 마감했다. 이는 작년 10월 수준으로 최근 10개월간 상승분을 3거래일 만에 반납한 것이다. 일본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하자 증권가에서는 일본은행의 기준 금리 조기 인상이 실책이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도쿄의 한 거리에서 일본 도쿄 증시 표시판이 보이고 있다. 이날 닛케이 지수은 7% 이상 하락했다.

대만 가권지수도 전일 대비 8.35% 하락한 1만9930.88에 마감했다. 대장주인 TSMC 주가도 전장 대비 9.75% 하락하며 가권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홍콩H지수는 1.64%, 홍콩항셍지수는 1.46% 하락하며 그나마 선방했다. 호주 증시도 3.81% 하락했다.

현재 미국의 경기침체 공포가 시장을 덮쳤고, 중동 확전 가능성도 커졌다. 이에 따라 미국 연준이 금리 인하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르마야 파트너스의 사장 겸 최고투자책임자인 와시프 라티프는 로이터에 “시장은 이제 경제가 실제로 둔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