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과 위메프의 '판매 대금 미정산 사태'로 소비자들의 불안이 계속되고 있는 지난 2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 사무실에 피해자들의 호소문이 붙어 있다. /뉴스1

대규모 판매 대금 정산 및 환불 지연을 일으킨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로 온라인 유통시장이 상위 업체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 29일 나왔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가 벌어진 근본적 원인이 ‘구매자(Buyer)’ 대금이 ‘판매자(Seller)’에게 지급되는 과정에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결제 대금을 제3자에게 예치해 두는 에스크로(Escrow) 계좌를 설정하지 않았고, 판매자에게 줘야 할 대금을 플랫폼 사업자가 임의로 운용하면서 문제가 커졌다는 취지다.

남 연구원은 “앞으로 온라인 시장은 에스크로 계정을 의무적으로 설정하고 플랫폼 사업자의 대금 운용 규제가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중소형 사업자에게 불리하다는 게 남 연구원의 설명이다. ▲에스크로 계정 설정 시 운전자본 효율성 감소 ▲에스크로 계정 미설정 플랫폼에서 판매자 이탈 ▲직매입과 마켓플레이스(소비자-공급자 연결)가 혼재된 사업자의 자금 운용 효율성 하락 등이 예상돼서다.

남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막대한 자본력이 있고, 에스크로 계정을 구축해도 운영 효율성 감소가 덜 부담되는 대형업체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쿠팡과 네이버의 수혜를 예상한다”고 했다.

티메프 사태로 소비자는 상품 공급이 원활한 플랫폼을 선호하고, 판매자도 선대출 시장이 일부 제한된 점을 고려해 편의성을 제공해 줄 수 있는 플랫폼을 찾을 가능성도 크다.

남 연구원은 “이번 사태는 대금 지연에 따른 소비자와 판매자 피해라는 구조를 떠나, 온라인 플랫폼 사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상위 업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