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삼부토건(001470)이 도마 위에 올랐다.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주(株)로 꼽히며 지난해 주가가 급등하는 과정을 두고, 야당 의원들은 주가조작 세력이 개입했을 수 있다며 김 후보자의 대응을 요구했다.

김 후보자는 22일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이 제기한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현재 정보만으로 이상하다 또는 아니라고 답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조사는) 시스템에 따라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삼부토건 홈페이지 캡처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을 처음 꺼내 든 것은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의혹의 핵심은 삼부토건 하루 평균 거래량이 100만주에서 지난해 5월 19일 4073만주로 급증한 점이다. 삼부토건은 같은 달 22일 ‘우크라이나 글로벌 재건 포럼’에 임원진이 참석했다고 밝혔고, 연이틀 상한가(일일 가격 제한 폭 최상단)를 찍었다. 이어 지난해 7월 17일 장 중 주가가 5500원까지 뛰었다. 거래량이 급증하기 전 대비 5배 수준이다.

민 의원은 “(2023년 5월) 22일 언론 보도가 났는데 어떻게 (발표 전인) 19일에 거래량이 40배 늘어날 수 있냐”며 “(2023년 5월) 14일에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핵심관련자인) 이종호 전 블랙펄 인베스트먼트 대표가 포함된 ‘멋쟁해병’이라는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삼부 내일 체크하고’라는 말이 나오고, 김건희 여사가 16일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인을 만났는데 이 시기 집중적으로 누가 사고팔았는지 조사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삼부토건 주가가 지난해 5월 19일 1000원대에서 같은 해 7월 21일 5배가 오르는 과정에서 공시 내용을 보면 삼부토건은 우크라이나 재건에 있어 실질적 활동을 하는게 없어 보인다”며 “카카오톡 대화방 ‘멋쟁해병’ 관련 의혹이 나온 상태에서 합리적 의혹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고 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삼부토건이 ▲주식을 싸게 많이 사전에 사고 ▲단시간에 호재를 쏟아내 주가를 부양하고 ▲고점이나 고점 직전에 팔고 나가는 주가조작의 일반적 형태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삼부토건 주가 폭등이 시작되는 시기인 2023년 5월 16일 김건희 여사가 우크라이나 영부인 만나서 재건 지원 이야기를 하고, 다음날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이 우크라이나 경제부 장관을 만나서 경제협력협정에 가서명을 한다”며 “(2023년) 5월 22일과 23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폴란드에서 업계 콘퍼런스하는데 삼부토건이 함께하고 같은 해 7월에 윤석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깜짝 방문해 (삼부토건) 주가도 정점을 찍는다”고 했다.

이어 “이 가운데 삼부토건은 반대공시나 호재공시 아무것도 안 한다”며 “(삼부토건) 대주주나 회사 대표도 (주가조작) 공범이거나 방조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삼부토건 대표가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의 대학 동기이자 사법고시 동기다”라고 했다.

신 의원은 김 후보자에 “(금융감독원에) 조사 명령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물었고, 김 후보자는 “더 알아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신 의원은 “금융은 신뢰라면서 신뢰를 저해하는 행위가 있었는데, 소신 있게 조사하겠다는 말도 못 하느냐”며 “대통령 눈치 보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자는 “조금 더 확인해봐야 겠다”고 답했다.